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야! 너 여기 객지지, 난 여기 토박이야

心田農夫 2016. 4. 11. 18:44


 


단상 : 서울손님


                                     碧 石

 

나라수도 전 지역이

마치 자신의 고향이기라도 한 듯

서울에서 왔다하면

 

헤어졌던

십년지기라도 만난 듯

그 반가움은

손님과 장사치의 관계를 망각하고 만다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라는

유행가 가사가 있기도 하던데

 

텃세라는 세금을 아니 내서일가

도무지 정을 주지 않는 이 땅에서

 

정 주리며 사노라니

잠시 다녀가는 서울손님 뒷모습도

그립기만 하구나.

 




젊음까지 잃어가며 그만큼의 세월을 깎아먹으면서 살아왔던 경상북도 포항시 그리고 흥해읍. 대구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포항으로 스카우트 되어 오면서 앞에는 논이요 뒤에는 과수원이 있는 빌라에 마음을 빼앗겨 전세로 들어오면서 시작된 것이 이곳과의 인연되어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습니다.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한지도 참으로 오래 되었을 만치 살아오면서도 아직도 나의 이름은 객지인 입니다.

 

 

이곳 흥해는 1995년 시군 통합에 의해 포항시와 영일군이 통합되면서 흥해읍도 행정구역상으로 포항시에 편입 된지도 한참이 되었건만 이곳은 농촌과 도시가 함께 어우러진 도농의 도시라고나 할까, 조금 나가면 넓은 흥해 벌판의 논들을 볼 수 있고 생활의 편의시절인 마트를 비롯하여 아파트도 많이 들어 서 있지만, 아직도 2일과 7일에는 오일장이 열리는 곳입니다.

 




다니던 직장은 결혼을 하면서 떠나 자영업을 시작하였고 아직도 그 틀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장사도 사양업종이다 보니 변변한 돈벌이가 되어서 계속하는 것은 아니고 이 나이에 무엇을 하랴. 직장을 다녔다면 정년으로 퇴직을 했을 나이가 지났으니 오도 갈 때가 없는 무능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그래도 출근을 할 수 있고 간간이 있는 손님들과의 대면도 삶에 활력소가 되는 것은 물론이요. 손님들이 지불하는 대금으로 책도 사보면서 소일을 하니 그런 점으로만 본다면 나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오늘 같은 봉변(?)을 당하고 나면 아! 왜 내가 객지생활을 하였던고. 왜 내가 장사를 했던가,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26세에서 32세쯤으로 보이는 손님이 들어와 가격을 묻기에 금액을 이야기 했더니 시내는 만이천원인데, 여기 왜 그리 비싸냐.”하기에 협회에서 발행된 가격표를 보시게 하고 시내나 여기나 가격을 같다고 말을 하고 손님이 그 가격을 주신 데가 어디냐 물어도 대답은 안하고 한 번만 그 가격에 해 달라하기에 우리는 협회에서 정해진 금액 밑으로 받을 수가 없는 입장임을 알아듣게 충분한 설명을 했습니다 만,


가격표는 그렇게 되어있어도 깎아주면 되지 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디냐 자신은 이곳의 토박인데 친구들을 많이 소개를 해주겠다하기에 그래도 안 됩니다 하자 객지에서 와서 장사를 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딱딱하게 장사를 하면 되겠느냐 등 막무가내이기에그럼 거기로 가세요.” 했더니 손님인데 가라고 했다고 그때부터 욕을 시작하는데, 내 생전에 그런 욕은 처음이라 너무도 황당하기만 했습니다. 내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가 CCTV인데, 이럴 때에는 점포에 하나 설치하고 싶은 마음이 다 듭니다.


계속되는 욕에 나가지 않으면 영업방해로 신고하겠다며 전화기를 드니 언성이 더욱더 높아지면서 하는 말이 새끼 너 여기 객지지, 〇〇놈아 난 여기 토박이야, 장사해 처먹으려면 똑바로 해 〇〇〇〇으로 나온 새끼, 확 쳐 죽일까 보다.”하며 나간다.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이라는 말은 이제 그 뿌리조차 썩어 없어졌나보다.

 




이 조그마한 나라, 그것도 허리가 동강이나 남과 북으로 갈라져 더욱더 작아진 나라의 경상북도 포항시 흥해읍, 좁디좁은 이곳에서 사는 것이 객지이면 어떻게 토박이면 어떠하단 말인가. 우리나라 고질병 중에 하나인 지연(地緣)이라는 것, 정말 이 나라를 말아먹을 정도로 심각하기만 합니다. 일반 서민이 저러니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 앞세워 국민을 우롱하면서 권력을 잡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413 총선이 다가오는데, 이번의 선거도 지역 이기주의를 앞세운 지역감정은 사라지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 정책도 필요 없고 국민의 의사도 필요 없고 오직 권력의 시녀로서 머리를 숙이고 아부하여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되는 곳. 그래서 이곳의 사람들은 이곳은 개새끼가 공천을 받아도 당선된다.”는 소리를 스스럼없이 합니다






술이나 한잔

 

                         최 범 영

 

수련도 안 쌓고

도술을 부리려는 인간들아

오늘도 술이나 한잔하자

 

도술 부린다고 자랑도 말며

무공 높다 욕지거리도 말고

오늘도 술이나 한잔하자

 

죽도 밥도 안 되는 세상에 대고

짖는다고 누가 알아주기나 하리

그래 오늘은 술이나 한잔하자

 

모자란 중생아 몰라준다 푸념 말고

무식한 놈들이라 방귀도 뀌지 말고

오늘은 술이나 한잔하자

 

 




그래 최 범영 시인 말씀처럼 오늘 퇴근길에 마트에 들려 우리의 콩으로 만든 두부 한모 사고 우리나라 전통주인 막걸리 한 병 사들고 들어가 달님 없으니 친구 할 수 없고 그림자도 없으니 함께 못하니 거울 앞에 앉자 좌우가 뒤바뀌어 보이나 나랑 닮은꼴의 말없는 사내와 권커니 받거니 술이나 한자하며 세상사 잊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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