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아직도 투지 폰을 쓴다고, 원시인 아니야

心田農夫 2016. 4. 21. 18:45




단상 : 그대는 원시인

 

                         碧 石

 

비가 내린다

봄비가 내린다

사각사각 소리 내며

설음에 봄비 내린다.

 

어릴 적 고향

비 내리는 샛강에서

멱 감던 대건에게 순영에게

객지 설음 빗물 되어

- - - 떨어지고 있노라

이 봄비 소식 전해볼거나

 

봄비 소식

편선지에 차곡차곡 담아

고이 접어 사각봉투에 넣어

보내 이 주소는 적었는데

받는 이 주소를 쓸 수가 없네

 

카톡벤드이메일

문방사우 없이도

스마트한 스마트 시대에

 

사각봉투에

사각우표 붙여

붉은 사각 우체통에 넣으려는

둥그런 세상 사각으로 살려는

시대의 뒤떨어진 그대는 원시인






저녁을 먹은 후 영일대해수욕장으로 산책을 나섰다.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영일대해수욕장이 있어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자 일을 하다 보니 운동량이 부족하여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저녁식사 후에 바닷가 해안도로를 걸으며 철썩이는 파도소리와 간간히 들리는 갈매기 소리 들으며 한 한 시간가량 편도 길을 걷는다.

 

바다정자 앞을 지나치며 만났던 중년의 여성 한 분이 스마트폰으로 누군가와 열심히 이야기를 하면서 걷는다. 바다정자에서 약 사십분 정도를 걸어갔다 다시 돌아오는데 다시 마주친 그분 여전히 계속해서 스마트폰으로 이야기를 하며 걷는다.

 

그분을 지나치며 결코 짧지 않은 그 시간을 무슨 해야 할 말인 저렇게 많은 것일까? 생각을 해본다. 각 가정마다 전화가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 거리에는 공중전화가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었는데, 공중전화 부스 안에는 이런 글들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생각이 된다. “용건만 간단히” “기본 통화는 3






역사에 몇 안 되는 철칙 가운데 하나가 사치품은 필수품이 되고 새로운 의무를 낳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일단 사치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다음에는 의존하기 시작한다. 마침내는 그것 없이 살 수없는 지경이 된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중에서

 





과학의 발달로 문명 해택으로 이제는 가족의 인원수와 스마트폰 수와 같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아주 연로한 어른들이니 아직 갓난아이가 아닌 다음에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생활을 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 집에도 대학에 다니는 두 딸과 집사람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나만이 아직 예전에 쓰던 접이식 폰을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주기가 삼 개월이라 하던가? 육 개월이라 하던가? 젊은 분들은 새로운 종류의 신제품이 나오기가 무섭게 구입을 하는 모양이다. 텔레비전에서 보니 새로운 기기를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는 모습을 보고 저 많은 사람들 모두가 꼭 새로운 기기가 필요한가하는 의구심을 가졌다.


과학의 발달은 인간의 수명조차 길게 하였고 문명의 이기는 사람들을 편하게 하면서 시간을 절약하게 해 주었다. 그런데 과연 예전에 비해 여러 가지 기계가 벌어준 많은 잉여시간을 가진 우리는 여유로윤 생활을 하고 있는지? 걸어서 가던 곳을 자동차로, 냇물에 손으로 빨던 세탁물을 세탁기로, 빗자루와 걸레로 하던 청소를 진공청소기로 청소를 한다.

 

하나하나의 일을 따져보면 문명의 이기인 기계의 기능이 점점 더 좋아질수록 힘이 덜 들고 시간은 적게 드는 것은 분명한 것 같은데, 과연 우리는 그 절약한 잉여시간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삶의 질은 얼마나 좋아졌는지? 물어보면 예라고 말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아니 더욱더 바빠진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해 볼 일인 것이다.





과거엔 편지를 쓰고 주소를 적고 봉투에 우표를 붙이고 우편함에 가져가는 데 몇 날을 몇 주가 걸렸다. 답장을 받는 데는 며칠, 몇 주, 심지어는 몇 개월이 걸렸다. 요즘 나는 이메일을 휘갈겨 쓰고 지구 반대편으로 전송한 다음 몇 분후에 답장을 받을 수 있다. 과거의 모든 수고와 시간을 절약했다. 하지만 내가 좀 더 느긋한 삶을 살고 있는가? 슬프게도 그렇지 못하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중에서





나는 아직 투지 폰(?)이라는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사실 장사를 하지 않는다면 그조차 별 필요를 느끼지 못하겠는데, 혼자 장사하는 입장이다 보니 잠시 외출을 할 때에나 점심식사를 할 때에는 출입문에 안내 문구를 적어 놓고 그 밑에 연락처를 적어야하기에 휴대전화를 가지고 다닌다.

 

언제가 지금 쓰고 있는 휴대전화에 물이 흘러들어가 서비스센터에 가지고 갔더니, 이제 부속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말려 주겠다고 하여 한참을 기다려다 가지고 나오니 작동이 되었다 그런데 다음 날부터 작동을 하지 않아 이참에 휴대전화 없이 살아보리라 생각을 하고 한 일주일 넘게 전화기 없이 생활을 했는데 별로 불편한 것을 느끼지 못했다.

 

그렇게 생활을 하다 누군가 햇빛에 한참 말려 보라고 해서 바람이 통하는 곳에서 한 다섯 시간 정도 땡볕에 말리고 나니 신통방통하게 다시 작동을 한다. 연락이 되기 시작하자. 어디 아파냐, 무슨 사고가 난 줄 알았다. 등등 말을 하면서 답답하지 않았느냐묻기에, “별로라고 말했더니 나를 보고 원시인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