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대하여 생각하기

여섯 분의 스승을 만나던 날

心田農夫 2018. 3. 19. 18:14

 

 

 

떠남과 만남과 돌아옴 중에서 가장 결정적인 것은 만남입니다. 다른 사람과의 만남 그리고 자기와의 만남입니다. 떠나는 것도 그것을 위해서입니다. 만남에 대한 일화를 한두 가지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내가 쓰는 붓글씨 중에 춘풍추상(春風秋霜)이란 글귀가 있습니다. 봄바람과 가을 서리라는 뜻입니다만 방서에 원문을 부가 합니다. ‘대인충풍(待人春風) 지기추상(持己秋霜)’입니다. 남을 대하기는 춘풍처럼 관대하게 하고, 반면에 자기를 갖기는 추상같이 엄격하게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대체 반대로 합니다. 자기한테는 관대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까다로운 잣대로 합니다.

                                                                                             신영복의 담론인용

 

 

 

 

 

아리스토텔레스의 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을 빌리지 않아도 회색의 도시에 살아가면서 혼자서는 살 수 없는 것이 우리들 인간일 것이다. 갓 태어나 처음으로 어머님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일생동안 수없이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짐의 반복 속에서 인생길을 걸어가는 것이 우리들인 것이다. 오늘이 있기까지 수없는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 때로는 마음의 상처도 받기도 하고 때로는 즐겁고 행복한 만남도 있었다. 그러한 만남 속에서 단련되어 현재 내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오늘 이순(耳順)과 종심(從心)의 중간에서 한 번도 걸어보지 않은 길을 가기로 마음을 정하고 그 출발선에서 막 출발하면서 오늘 새로운 만남으로 여섯 분의 스승을 만났다. 세분은 교육학이란 학문에 뜻을 세운 동료로서의 스승이고 세분은 그 교육학이라는 심오한 바다를 무사히 항해하게 빛을 비추어줄 등대의 역할을 해주실 스승들이시다. 동료를 스승이라 하는데 의아하게 생각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30대 초반에 접했던 공자의 논어술이(述而)편에 나오는 글귀를 마음에 담고 살고 있기에 만나는 모든 분들이 나의 스승이다.

 

 

 

 

 

 

子曰 三人行 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자왈 삼인행 필유아사언 택기선자이종지 기불선자이개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세 사람이 길을 걸어간다면, 그 중에는 반드시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이 있다. 그들에게서 좋은 점은 가리어 본받고 그들의 좋지 않은 점으로는 나 자신을 바로잡는 것이다.”

                                                                                                                공자의논어 인용

 

 

 

 

동료 세분 중 두 분은 선생님이시다. 한분은 중등교사로 국어과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시고, 또 한분의 명함을 보니 경력이 대단하다. 몇 대학의 겸임교수와 외래교수를 역임하였던 것을 볼 수 있고 현재는 행복 리더피풀의 대표로. 부모교육 전문 강사로, 유치원초등교사 연수특강과 시니어클럽 특강 등, 아주 바쁜 나날을 보내는 것 같다. 한분은 공부를 한다면 전적으로 지원해 주는 훌륭한 부모님을 둔 삼십대 후반의 학우(學友)로 학업에만 몰입하려고 해서인지 자신을 백수라고 소개한다. 이렇게 세분의 동료스승을 만났다

 

 

 

 

 

만나고 나니 조금은 염려가 된다. 두 분은 삼십대 후반이고 한 분은 사십대 중반이다. 학력, 경력이 화려함 뿐 아니라 나이조차 나보다 젊은 분들이다 보니 이해도 잘하고 행동도 빠르게 할 텐데 이모저모에 짐이 되지는 않을까, 수업분위기를 어렵게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그래 첫날 솔직히 이야기를 했다. 가난한 시대에 태어나 주경야독 주로 독학으로 여기 왔기에 영어에 약해 앞으로 있을 영어시험 외국어 시험이 걱정이 된다고 자백같이 이야기를 하며 혼자는 부족해서 둘이 기대에 사는 것이고 혼자는 넘처나기에 둘이 나누며 사는 것이다.” 라는 말처럼 앞으로 학문의 길을 같이 가야 하니 한마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나의 소개를 했다.

 

 

 

 

  

불교의 연기설에 있어서 인()과 과()는 불일불이(不一不二)의 관계에 있습니다. 하나가 아니면서도 둘이 아닌즉 서로 다르면서도 둘이 아니며 또 서로 다르면서도 하나인 관계에 있습니다.

                              --------------- 중략 --------------

여러분은 배우는 제자의 입장에 있으면서도 또 가르치는 스승의 입장에 서 있기도 합니다. 모든 사람은 스승이면서 동시에 제자로 살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모든 사물은 이이불(異而不)의 관계, 다르면서도 같은모순과 통일의 관계에 있는 것이지요. 상호 침투(interpenetrate)하는 것이지요.

                                                                                                     심영복의 강의인용

 

 

 

 

동료 세분과 함께 세분의 교수님과 첫 수업을 한 날이었다. 이번 학기에는 세과목을 수강한다. 교육 심리상담 세미나,교육 이론과 대안,교육학 특론세과목이다. 첫 수업은 두 권의 교재를 나누어 주고 주제발표 순서와 한 학기 수업계회에 대해 알려주는 오리엔테이션으로 마쳤고, 둘째 수업도 두 권의 교재를 나눠 주고 바로 교육의 이론에 대한 강의로 정론(正論)과 반론(反論)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했다. 정론(正論)‘AA이론으로 냐냐주의’, 반론(反論)‘EE이론으로 도도주의에 대해 칠판에 적으며 설명을 병해 하셨다. 두 째 시간을 마치고 식당으로 향해 저녁식사로 추어탕을 먹었다. 첫날인데, 늦어 미안하다며 행복 리더피풀대표인 학우가 계산을 했다.

 

 

 

 

 

 

식사를 마치고 휴식시간도 없이 셋째 수업 교육학 특론에 참석을 했다. 교수님은 앞의 두 분의 교수님과 달리 교재 선택도 없었고 한 학기 수업계획에 대한 말씀도 없으셨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대학원에 온 이유와 무엇을 배우기 원하는지 물으셨다. 우리는 각자 답을 했다. 교수님은 다 들으시고는 각 학생이 원하는 것을 주제로 수업을 진행을 하겠다는 말씀하신다.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이런 강의는 체험해보지 않았던 수업 방식이라 당황했다. 그렇게 세분의 교수님과 이번 학기 첫 수업을 마쳤다

 

 

 

 

 

 

첫날 수업을 마치고 비가 추적이는 늦은 시간 학교를 나서 집으로 오는 동안 생각해 본다. 첫 시간, 둘째시간은 수업계획서에 수업주제가 잡혀있어 교재를 보고 미리 준비를 잘하면 수업을 따라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듯한데, 셋째 시간교육학 특론은 수업계획서도 교제도 없다. 물의 흐름을 알면 적당한 곳에 둑을 쌓아 물의 흐름을 다스릴 수 있고, 불길을 알면 불의 확산을 막아 불길을 잡아 화제진압을 할 수 있다. 수업계획서와 교재가 없으니 미리 수업준비가 용이 하지 않으니 난감하다. 교육학 특론은 여태껏 단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수업방식이었다.

 

 

 

  

첫 시간 교수님은 정론적(正論的)AA이론의 냐냐주의 방식으로 정해진 틀 속에서 수업을 진행 하는 것 같고, 둘째 시간은 정론(正論)과 반론(反論)에 대한 두 이론을 포괄한 수업을 하실 것 같다. 두 권의 교재도 첫 시간 교재와 상반되는 교재가 아닌가 싶다.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마지막 수업 담당교수님은 반론적(反論的) 수업, 즉 우리가 그동안 받아왔던 틀에서 벗어난 EE이론에 바탕을 둔 도도주의 즉, 자유사고적(自由思考的) 방법이라 할까?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학생 개개인대한 맞춤교육이라 할까? 기성시대가 오기 전에는 양복은 양복점에서. 양장은 양장점에서, 구두는 양화점에서 개개인 일일이 치수를 재어 그 사람에게 딱 맞게 맞춤으로 해 주던 시절처럼 교육도 맞춤으로 해 주시겠다는 것이다.

 

 

 

 

맞춤교육을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다.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교육컨설팅학과의 학생이니 앞으로 졸업을 하면 교육컨설턴트가 될 것이다. 교육컨설턴트란 학교의 문제를 진단하는 것을 도와, 학교가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향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격책을 제안해 주며, 학교가 그 해결책의 실행에 대해 도움을 요청할 때 도와주는 전문적 조언활동(최상기, 2000)을 하는 사람이 아닌가. 생각이 거기에 이르니 교수방법에 대해 조금 이해가 된다. 이순(耳順)과 종심(從心) 사이에 새로운 길을 가기로 결심을 했으니 새로운 수업에 대해 기대 반 두려운 반으로 임해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