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탁상공론 행정명령

心田農夫 2021. 1. 30. 15:24

                                   전쟁은 나라의 중대사이다. 백성들의 생사(生死)와  

                                   나라의 존망(存亡)이 달린 길이니 신중히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손무의 손자병법중에서

 

 

 

 

위의 글은 손자병법에 있는 글이다. 전쟁에 관한 이야기지만, 이 글을 쓰면서 인용한 것은 지금 세계가 코로나19와 전쟁하고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기에 손자병법에 있는 이야기를 인용했다.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장수와 병사 그리고 국민이 한 몸처럼 움직여 주어야 승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포항시장은 시민들의 의견이나 처한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 행정명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즉 장수가 병사와 시민은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장수 혼자 전쟁하겠다고 발표를 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것이다.

 

 

 

 

탁상공론이라 한 것은 포항의 지방자치 수장인 포항시장의 일방적 행정명령으로 한 가구당 한 사람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난데없이 발표했다. 그것도 1월 말인 31일까지 단 6일 만에 전부 받아야 하며 만일 받지 않은 가구는 끝까지 색출해서 1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하겠다는 협박성에 가까운 말과 함께 뜬금없이 성명을 발표했다. 대략 포항의 가구 수는 18만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 가구당 한 명씩이니 18만 명이 검사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 검사를 받지 않겠다는 건 아니다. 행정명령을 하기 전에 진정으로 시민의 안전을 생각했냐는 것이고 시민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나서 행정명령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포항의 외곽지는 보통 농촌과 어촌이 자리하고 있는 도농(都農) 도시이다. 그리고 농어촌에는 나이 드신 어른들이 많고 그분들은 홀로 사는 1인 가구들이 대다수이다. 그분들은 정부의 5인 이상 집합 금지 명령에 따라 경로당도 폐쇄하여 힘들게 집 안에 머물며 생활을 하신다. 그분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차를 타고 검사 장소까지 가야 하는데, 이동 수단이 변변치 않으니 난감한 상황에 부닥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사정은 도무지 고려하지 않고 6일 안에 18만 명 모두 검사를 받으라고 하면서 검사 장소는 불과 16곳을 지정했고 그것도 25일 늦은 밤 10시에 알림 문자를 통해 검사 장소와 시간을 통보했다.

 

 

 

 

시민으로 나는 271시간 일찍 퇴근하여 홍해체육관 앞마당에 자리한 검사소로 갔더니 검사하기 위해 서 있는 줄은 한없이 길기만 했다. 그나마 줄을 선 것이 다행이었다. 7시가 조금 넘자. 줄을 끊어 뒤에 줄을 선 분들에게 다음에 검사를 받으라고 하는 것이었다. 태양은 지고 어둠이 깃들자 기온은 내려가니 얼마나 춥던지, 결국 1시간 45분이 걸려서 감사를 마치고 나니 오들오들 떨리는 것이 감기라도 걸리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었다. 검사를 하는 사람이나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나 정부의 시책에 따르고 협조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생각해 보면 방역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농어촌의 어른들은 스스로 건강을 위해 경로당에도 다시시지 않고, 젊은 청소년을 자녀로 둔 가정에서는 보통 부모 중 한 분이 검사를 받을 텐데, 정년과 청소년들이 이동반경은 부모들에 비교해 훨씬 넓은 지역을 다니지 않는가, 발표에 의하면 청년들과 청소년은 코로나에 걸려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발표를 볼 수 있다. 바로 내 뒤에 계신 분 역시 자녀와 부인을 대신해 가장인 자신이 검사를 받으러 왔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부모는 검사를 받았지만, 무증상이 자녀에게 전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전 시민을 대상으로 한다면 방역 효과가 있겠지만, 가구당 한 명의 검사로 방역 효과가 있을까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얼마나 졸속행정이었는지, 알 수 있는 것은 포항시는 하루가 지난 다음 날 검사 기간을 131일에서 23일까지 연기하고, 강풍과 기온의 급강하로 다시 하루를 연기 24일까지 한다고 기간을 연기했고 많은 시민이 반발하자 10만 원의 과태료를 취소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은 또 한 번의 협박성 발언을 시민에게 한다. 만약 검사를 받지 않고 코로나 확진자로 밝혀지면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그리고 오늘부터는 다시 출생연도에 따라 홀수 짝수 나누어 검사를 받으라고 변경을 했다. 행정명령을 내리고 3일 동안에 기간 연장을 두 번에 걸쳐서 했고 1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은 취소한다고 했고, 포항에 있는 병원들 근처에 검사소를 만들었다고 발표했고 또한 오늘부터는 홀ㆍ짝수로 검사를 받으라고 변경을 했다. 이것을 보더라고 얼마나 졸속행적이요, 탁상공론적이 행정명령인가. 코로나라는 바이러스와 전쟁이기 망정이지 나라와 나라가 전쟁을 하는 상황이었다면 포항시는 전멸하고 수많은 시민이 죽음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검사하는 장소에 줄을 한 시간 넘게 서 있다 보니, 2m 거리두기도 지켜지지 않았고 다닥다닥 붙어 줄을 서니, 방역의 기본원칙은 지켜지지 않았고 오히려 진행요원들이 간격을 좁혀 줄을 서라고 한다. 검사를 한다고 하다 오히려 코로나 감염위험이 더 크지 않을까 우려가 되었다. 면역력인 약한 연로하신 분들을 감염과 감기에 걸린 위험이 더 컸다. 검사를 끝내고 체육관 마당 입구 출입문은 거의 닫혀있고 조금 남긴 틈으로 오들오들 떨면서 나오는데 하늘에는 보름달이 두둥실 떠 있다. 땅에 향해 떠 있는 둥그런 달님, 이런 이야기하는 듯하다. 철딱서니 없는 어리석은 시장 때문에 포항시민들 고생이 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