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작은 행복

心田農夫 2006. 2. 4. 15:15
 

아빠 내일 아침에 메뉴는 뭐야?

몰라 임마

아빠가 무슨 선견지명이 있는 사람이냐 아예 예언자처럼 생각 하네

내일 일은 내일이 되어야 알지

설사 안다 해도 임마 안 가르쳐줘 아니 못 가르쳐준다.

천기누설 하면 하나님한테 혼나거든

요즈음 토요일 저녁이면

한 번씩 딸아이들과 주고받는 이야기이다

한 반년 전인가

일요일에 딸아이가 우유에 콘플레이크인가

무엇인가 과자 같은 것을 타서 먹고 있었다.

야, 그것만 먹고 가니 하니

예. 이것만 먹어도 되요 한다.

아니 아침은 든든히 먹어야지, 너 성가대에 앉지 않니

그것 먹고 노래가 나오니

괜찮아요. 한다.

그래 생각했다

이참에 집사람한테 봉사도 할 겸 딸아이 건강도 신경써주고

그래서 시작 했던 것이 이제는 당연시되었다

일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아침을 한다.

특별히 어디서 배운 것은 아니지만

자랄 때 딸이 없던 우리 집은 막내인 내가 항상 어머니 심부름과

어머니가 음식을 하실 때면 옆에서 도와 드렸던 것이

제봉 틀도 하고 그럭저럭 음식도 여자들 못지않게 잘한다.

주 메뉴는 오므라이스, 소고기 덮밥, 오징어 덮밥, 낙지전골, 자장 밥

그리고 요즈음 근래 스파게티와 유부초밥 만드는 것을 배웠다

큰 딸아이에게 출근 하면서 내일 무엇이 먹고 싶은지

메일로 보내라 하고 출근 했는데,  메일을 보니

“아빠, 유부초밥 먹고 싶어요,  그런데 아빠 만들지 알아요?”

그래서 인터넷을 이용해 메모해 퇴근 시간에 슈퍼에 들려 재료사서

들어갔더니 큰 딸아이  “아빠 내일  정말 유부초밥 해요 한다”

다음 날 일찍 일어나  처음으로 시도 했는데 성공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고

타원형 접시에 가운데  두 줄로 줄맞추어 유부초밥 놓으면

하얀 밥 속에 검정깨와 빨간 당근 보이고

초밥 옆면에 노오란 단무지 몇 조각 나란히 놓고

그 반대편에 연두색 완두콩 한 스푼이면

식사 준비 끝

아빠, 먹기 아깝다 하면서도 먹기만 잘 먹으면서

그 덕분에 경기 침체 전 자주 하던 외식도 안하고

집에서 외식기분에 돈도 절약하고 일석이조 아닌가,

딸아이들도 좋아하고 집사람도 잠이 많은 편에 일요일만은 푹 잔다.

작은 나의 노력이 일요일에 가족들에게 행복을 주는 것 같아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니 이 또한  행복이 아닌 갰는가.

아 내일은 또 무엇으로 아침을 할까

걱정 아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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