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기분 좋은 품행 상장

心田農夫 2006. 5. 13. 15:29
 

어제는 퇴근해 들어가니 큰 딸아이가 인사를 하고는 바로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평소 같으면 안방까지 따라 들어오면서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고는 자기 방으로 다시 들어가고는 했는데

옷을 갈아입는 데 내 뒤에서 

“쟌” 하면서 내 눈 바로 앞으로 무엇을 가져다 대면서

“아빠, 보세요!  나 상 받았어요.” 한다.

옷을 갈아입다말고 아이의 손에서 받아들고 읽어보았다.



                                 표창장


           위 학생은 평소 품행이 단정하고 근면성실하며


           다른 학생의 모범이 되므로 청소년의 달을


           맞이하여 이에 표창 합니다


                    ○○여자 중학교  교장 ○ ○ ○



이라고 되어 있었다.

요즈음 학교에서 아이들의 용기를 주기위해서 여러 가지 상을 만들어

많은 학생들에게 준다고 하는 소리를 들었고 그래서인지

초등학교에서도 여러 번의 상을 받아 왔었다

그러나 항상 기분 좋은 상은 항상 똑같은 말이지만


“품행이 단정하고 근면성실하며” 이라는

표현이 들어있는 상장을 받아오는 것이 제일 기분이 좋다

성적이 좋아서 받아오는 상이나 상장도 싫은 것이 아니지만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상은 개근상이다

학생이라면 등교를 제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고

두 번째가 학생이면 학생으로써의 품위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자신의 위치를 망각하는

인간들이 너무나도 많이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인 왈  “불혹” 이라 말씀하셨던 것이 아닌가. 

불혹지세(不惑之世), 불혹지년(不惑之年)인데

나이 값 못하는 인간들이 많다는 말이다


“너 자신을 알라”는  서양의 철학자 말씀처럼

자기 자신을 너무도 모르면서 살아가는 인간들이

제 잘난 맛에 살아가는 모습이 항상 역겹다는 말이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딸아이가 받은 어떠한 상이나 상장 중에서

“품행단정 근면성실”이 들어간 상장을  제일로 생각하고

기분 또한 제일 좋은 것이다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으며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모여 오순도순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사회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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