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작은 행복 (2)

心田農夫 2006. 2. 13. 11:49
 

 작은 행복 (2)


퇴근 해 들어와 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작은 아이가 방에서 나오더니 아빠 내일 스파게티 해 주세요 한다.

그런데 벌써 들어오면서 슈퍼에 들려 내일할 음식의 재료를

다 사가지고와 냉장고에 넣어 두었는데 이걸 어쩌나

그래 내일은 깜짝 쑈는 못하게 되었네 하며

임마 진작 이야기 해야지 아빠는 내일 돈가스

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풀코스로 말이다 했더니

작은 아이가 아빠 풀코스가 무엇인데

너 전에 레스토랑에 가서 먹을 때와 똑같이 해준다 말이다

그 동안은 스프와 후식은 빼고 해 주었는데

요즈음은 얼마나 편한가.

스프도 양송이다 쇠고기다 종류도 다양하게 나오고 돈가스도 예전처럼

돼지고기 두드리고 빵가루로 옷을 입혀야 하고 

그러나 요즈음은 사다가 기름에 튀기기만 하면 되니

스프는 양송이와 쇠고기 스프를 사오고 후식으로는 역시

어린아이들 좋아 하는 아이스크림으로 하기로 했다

그것도 보기 좋으라고 삼색 아이스크림으로 준비를 했다

그런데  집사람이 내일은 보름날이니 오곡밥을 준비해두었으니

아침은 오곡밥 먹고 점심에 해 먹자고 하기에 속으로 잘되었다 생각을 했다

아침에는 시간에 쫓기다보니

없는 시간에 여유로운 식사는 기대하기 힘들다

작은 아이가 그럼 다음 주일에는 스파게티 해 주어야 해요 한다.

내일의 작은 행복은 돈가스가 가져다 줄 것이다

거실 한쪽 구석에서 늘 집사람에게 구박을 받는 내가 아끼는 구식의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세미클래식 선율을 들으며

식탁에 앉아 서로의 이야기도 하면서 한가한 휴일의 점심시간을 보낼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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