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을 우울하게 보내다
딸아이의 밤늦은 공부와
교수님의 학기말 시험에
관한 이야기에 정신이 들었다
아침식탁에 나물을 먹으며 집사람한테
“올해도 잊지 않으시고 또 보내 주셨네,
정말 고마우신 분이네“ 했더니
“며칠을 식탁에 올렸는데, 새삼스레 왜 그래요”한다.
사람이란 참 묘한 존재다
집사람 이야기를 듣고 가만 생각을 해보니
그래 아마 월요일부터인가
식탁에서 본 것도 같은 생각이 든다.
아무 생각 없이 건성으로 대했던 식탁
어제나 오늘이나 똑같은 맛이고 똑같은 나물이었는데
몇 일전에 먹었던 맛하고 오늘 먹는 맛이 다르다니
참 이간이란 묘한 동물 아닌가 말이다
집사람이 울진으로 발령이나 근무 할 때
같이 근무 했던 분인데
몇 년을 같이 근무하다
집사람은 포항으로 오고
그 선생님은 발령을 울릉도로 받고
서로 헤어져는 데,
울릉도 근무 첫 해부터 꼭 보내주시는
울릉도 나물
처음 맛을 보고는 그 상큼함에
“이것 어디서 사왔는지, 좀더 사다놓지,
봄 내음이 물씬 나는 것이 봄을 먹는 기분인데” 했더니
딸아이가
“아빠는 봄을 어떻게 먹어요. 한다.
그리고 집사람이
“많이 있으니 염려 말고 드세요
울릉도에서 온 것인데 아주 귀한 것이 라고 하데요” 한다
봄이 오면 잊지 않으시고 보내주시는
그 선생님이 정말 고맙다
사람이 만나서 지내다 헤어지면 그만인 요즈음 세태에
만남의 인연을 소중히 생각 하는 분인 것 같아 한 번 뵙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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