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항상 웃는 모습의 천호 씨

心田農夫 2006. 7. 4. 10:23
 



출근하여 밖을 내다보자니

천호 씨가 리어카에 박스를 한가득 실고는

절뚝거리며 지나간다.


문가에 서있는 나를 보더니 매번 똑같이 손을 들어

어이, 하고 인사를 한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건방지다고 하겠지만

천호 씨의 사정을 아는 나는 반갑게 대답했다.


그래, 아침은 먹었어. 하니

또 한 번의 그 제스처를 하면서

어, 하면서 웃는다.


무엇이 그리 좋은지 무표정하다가도

항상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면 웃는 천호 씨


아마, 정이 그리운데 이야기를 시키면

자신을 알아주는 것이 고마운가보다


천호야, 커피한잔하고 가라 하니

어, 하고 길을 건너온다.


전에 15년을 다녔던 교회 근처에서

홀어머니와 살아가는 천호 씨


교회에도 열심히 나오고

찬송가도 열심히 따라하는 천호 씨


어느 날 아버지가 천호 씨에게 가지고 다니시던

찬송가와 성경합본인 것을

주었더니 어찌나 좋아하던지


아버지에게 글도 모르는데 왜 주느냐 말씀드렸더니 

항상, 성경찬송을 들고 있는 것을 보는 눈이 가지고

싶어 하는 것 같아주었다 말씀을 하셨다.


그 말씀이 맞았다 보는 사람마다

성경책을 들고는 아버지를 가르치면서

어, 이것 나 줬다는 말을 활짝 웃으며 열심히 했다


천호 씨의 나이는 내가 알기로는

46살로 알고 있다.


오른쪽 발도 약간 절름거리고

오른쪽 손도 약간은 불편 한 것 같고

본인은 열심히 이야기하는데,

하는 말을 것의 알아들을 수가 없다

오래 듣다보면 그나마 대강은 알아듣는데

처음은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다


커피를 타가지고 와서 소파에 앉자

마사라고 하니  어, 하고는 훌쩍

단숨에 마셔버린다.


뜨겁지 않아 하니 어, 한다.

혹시나 해서

천호 씨의 커피는 약간 미지근하게 타는데

다행이다 싶었다.


천호 씨 지금 몇 살이야 했더니

정확치 않은 발음으로 27살이라는 것 같다.


그래서 무슨 스무 일곱 살

맨 날 스무 일곱이라면 되니 하니

스무 일곱이 맞다 며, 식 웃는다.


그래서인지 교회의 대다수의 사람들이

나이가 많던 적던 그저 천호야, 천호야 한다.


천호씨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야 괜찮은데

한참 아래의 학생들도 천호야, 천호야 한다.

 

그래도 항상 웃으며

어이, 하고는 웃는 천호 씨


문을 나서며  어이, 간다 하면

리어카를 끌고 절름거리며

가는 모습이 왠지

나의 눈에는 대견해보인다


멀쩡한 정신과 신체를 가지고도

빈둥빈둥 노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은데

 

불편한 몸과 올바르지 않은 정신 지체를

가지고도 살아가겠다고 하는


모습이 너무도 대견하기도하고

어찌나 좋게 보이는지

기분 좋은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