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시험이 무엇인지

心田農夫 2006. 7. 6. 17:34
 

아침을 안 먹으면

큰일 나는 것처럼 생각하던 내가

오늘아침까지 사흘을 아침을

거른 채 출근을 했다


신혼 초에 집사람에게 말했었다

부부 싸움을 해도 아침만은 챙기라고


그래서 인지 십년 넘게 살아오면서

한 번도 아침을 안 챙긴 적이 없다.


전날 부부싸움을 했어도

밥을 해서 차려놓고는

먹으라는 소리는 안 해도

꼭 아침을 차려 주었는데


월요일부터 딸아이가

학기말 시험을 본다고

새벽까지 시험공부를 한다.

아버지로서 공부하는

아이를 두고

잠을 잘 수가 없어서


책상에 앉자

책을 보다 졸다 하다보면

딸아이가 공부를 마치고

잠을 자려고 인사를 한다.


“아빠, 안녕,”

“그래 다 했니,”

“예, 다 했어요.”

  

딸아이 방으로 같이 가서

불을 꺼주고 와서는

나도 잠자리에 드는데

그게 보통 새벽 세시에서

세시 삼십분쯤이다.


늦게 자다보니 늦게 일어나게 되고 

그러다보니 딸아이 학교까지

태워다 주어야 하는 데


워낙 밥을 천천히 먹는 나로서는

밥을 먹을 시간이 없다


그 시험이 오늘이야 끝이 난다

살아가면서 시험이 없을 수야 없게 지만


하나의 시험점수로 학생을 판단하는

우리의 교육이 옳은 것인지 생각을 해 본다.


학교 일등이

사회의 일등일 수 없고

시험의 석차가

인생의 석차는 되는 것은 아니니

공부도 적당히 하고 잠을 자라고 하면


나의 이런 생각에 동조는 하면서도

자기가 정해 놓은 것은

스스로 하고야 잠자리에 드는

큰 딸아이가 대견스럽기는 한데


잠도 못자면서

시험에 치이고 있어서

안타갑기만 하다


오늘 저녁은

조금 일찍 퇴근을 해서

시험에 지친 딸아이의 

피로를 풀어주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