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아들. 그래 아들이 있어야 하는 건데

心田農夫 2006. 7. 9. 15:24
 


이제 주일 아침은 당연히

내가 아침을 하는 것으로 굳어졌다.

아니 아침 뿐 아니라 점심도 내가 한다.

 

새벽에 깨어서 잠이 안 오기에 책을 보는 데 

역시 책은 수면 효과에는 만점이다

 

한 오십분쯤 읽다보니 살며시 졸음이 온다.

몇 번의 하품을 하다 다시 잠을 청해 자다보니

아차, 7시 32분이다


평소보다 한 사십분이나 늦었다.

집사람을 보니 세상모르고 자고 있다


후다닥 일어나 세수를 하고

냉장고에 무엇이 있나보니

 

볶음밥을 하면 좋을 재료들이 있었다.

그래 시간도 늦었는데

오늘은 볶음밥으로 하자


당근 피망 감자 호박 새 송이버섯 김밥용 햄

그리고 오이를 내놓고 썰고 복구고해서

아이들 교회에 갈 시간을 맞추어서 

아침을 먹었는데


아이들이 교회에 갔다 와서

점심을 무엇을 먹을까하는데

집사람이“ 잔치국수,” 한다.


그래 내가 "수제비 해 먹자" 하자

작은 딸이 “나는 잔치국수다”하고 거든다.

 

그래서 내가 “호박, 감자 숭숭 썰어 넣고 멸치에

다시마를 우려낸 시원한 국물에 수제비 해먹자”

했더니 아니란다.

 

집사람이 잔치국수 국물도 멸치에 다시마 우려서 하니

당신 말대로 시원한 국물에 잔치 국수해 먹자 한다.


그래서 “그럼 가위 바위 보로 삼판이승으로  정하자” 말했더니

집사람이 3:1인데 무슨 가위 바위 보냐 한다.

 

“아니,  현(큰딸)은 아직 이야기도 안했는데 무슨 소리야” 했더니


말이 없던 큰 딸 “아빠, 잔치국수 해 먹자

어제 저녁에도 먹었는데 맛있더라.”한다.

 

아! 이럴 수가 그래도  큰 딸은 내 편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배신을 댕길 줄이야


집사람에 딸 둘.

남녀 비율이 일대 삼이니

항상 결정사항이 오면 불리하다


가위 바위 보도 못해 보았으니

판정패도 아닌 

일방적인 K O 패를 당하고 말았다


“대신 점심 준비는 당신이 하는 거야.”


그렇게 하겠다는 조건으로 백기를 들고는

한마디 했다

 

이래서 아들이 있어야 하는 건데 

진작 아들하나 낳는 건데 후회막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