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한 닢의 호박잎에도 행복은 있다

心田農夫 2006. 7. 20. 11:16
 


모처럼 아침을 맛있게 먹었다

평상시의  아침밥은 습관적으로 먹는다고나 할까


보통 저녁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늦는 관계로

아침에 몸이 가쁜 하지를 않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가벼운 운동이라도 하면

몸도 가벼워지고 밥맛도 좋아 지련만은

운동을 해야지 하는 것이 잘 안 된다


게으름의 탓인지

이제 마음을 몸이 못 따라주는 것인지


아무튼 자고일어나 세수를 하고는

식탁에 앉자 수저를 들기는 해도

반은 습관적으로 아침을 먹고 출근을 한다.


그런데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반찬으로 식탁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지난주일 저녁을 먹고 집사람과 산책을 하는데

길모퉁이 조그마한 텃밭에 호박잎이 무성히 퍼져있고

간간히 호박꽃도 피어있었다


그래 저 호박잎 따다가 살짝 대처서

쌈 싸서 먹으면 좋겠다. 했었는데

귀담아 들었던가보다


와! 오늘 식탁이 진수성찬이네 했더니

반찬 서너 가지가 무슨 진수성찬 한다.

말을 해놓고 보니 그것도 그렇기는 하다는 생각이 든다.



진수성찬(珍羞盛饌) : 명사 - 맛이 좋고 푸짐하게 잘 차린 음식 (전자사전)

                            명사 - 진귀한 찬수로 풍성하게 차린 음식 (국어소사전)


내말도 틀린 것은 없네.

우선 맛이 좋은 것은 사실이고 가짓수야 많아야 풍성한가.

가짓수 많아도 먹지 않는 것보다는

한 가지라도 맛있게 먹는다면 이것이 풍성한 것 아닌가?


맛있게 먹었으니 배가 포만감을 느끼니 풍성이요

기쁨마음으로 식사를 해  마음이 푸짐하니

이것이 진수성찬이 아니고 무엇이리오.

이럴 때는 수라상도 안 부럽다


나 같은 민초야

찬밥 물에 말아서 풋고추 된장에 푹 찍어

아작아작 씹어 먹으면

그 한 가지에도 만족하다


이 또한 행복이요 기쁨 아니더냐.

이 세상 무엇 그리 복잡다단하게 살 필요가 있겠나.


호박잎 하나에도 행복이 있다는 것을

아마 고관대작들은 모를 것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