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달님과 숨박꼭질

心田農夫 2006. 8. 12. 16:27

 

 

 

 

달님과 숨바꼭질


 

퇴근하는 차창을

       둥그런 달님이 따라오신다.

             한참을 따라오던 달님

                  소티제 고개를 오르자니

                        날 찾아보라시며

                           검은 산속으로 숨어버리시고

                        한 고개 넘어서니

                  활짝 웃으시며 날 반기신다.

             다시 한 번 숨바꼭질에

       또 한 번 웃으시며

나의 퇴근길 함께 해주신다.





퇴근길에 둥그런 보름달이 차창에 떠오른다.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집에 도착해

아이들에게 달구경 가자고 했더니

달구경을  어디로 가냐고 묻는다.

공부를 하던 큰아이, 컴퓨터를 하던 작은 딸


놀이터에 가면 볼 수 있을 터이니

하던 일 그대로 나두고

보고 오자고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서서 아파트 놀이터로 갔으나

달을 볼 수가 없었다.


아파트가 고층이다 보니

아파트 숲에 가려

그 넓은 하늘에 높게 떠있는

달조차 볼 수가 없었다.


할 수없이 아파트단지를 벗어나 한참을

단독주택 단지가 있는 옆 동네까지 가서야

둥그런 달을 볼 수가 있었다.


그러나 벌써 중천에 떠있는 달은

네가 퇴근할 때 떠오른 달하고는

그 운치가 확실히 달랐다


네가 차창을 통해 보았을 때는

아름다운 미색(米色)으로

크기도 한참 큰 둥그런 달이 있었으나

중천에 높이 떠있는 달은 크기도 작았지만

색도 하얀 색으로 변해 있었다.


그래도 아이들은

“아빠, 정말 멋있다.”

“아빠, 정말 아름다워요. "하며

좋아라. 한다.


달을 보고 돌아오면서

애들아 아까는 달님을 보느라고

별님에게는 인사를 하는 것을 깜빡 했구나.

다시 하늘을 보고 별님에게도

인사를 하자하며 하늘을 보니

별들이 뜨문뜨문 떠있었다


어? 생각 했던 것보다 별님들이 적네?

피서라도 가셨는가보다 했더니

아이들이 

“아빠는, 별들이 어떻게 피서를 가요” 한다.

아니야, 아빠가 너희들 만했을 때


친구들하고 밤하늘을 보면서

별 하나 나하나 별둘 나둘,  --

이렇게 별을 세면서 친구들하고

재미있게 놀고는 했는데


그 때는 정말 별들이 너무 많아서

밤을 꼬박 새도 다 셀 수가 없었단다.


그런데 저 하늘의 별들은

한 시간이면 다세겠다 했더니

아빠 어렸을 적에

정말 그렇게 별들이 많았어요. 한다.


너희들 은하수를 본적이 있니 하니

작은아이가 은하수가 무엇인데요? 한다.


내 어렸을 적에는

서울 하늘에서도

은가루를 뿌려놓은 것처럼

밤하늘을 장식했던  수많은 별들


그 별들이 모여

강물처럼 흐르는 듯 보여

은하수(銀河水)라 하지 않았던가.


돌아오면서 

자연의 파괴가 가져오는

문제들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돌아 왔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편해진 만큼

우리는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을 잃어가고


한참 정서적으로 자라야 할 우리의 아이들이

밤하늘 한 번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잊은 채 

학원이다 과외수업이다

공부에 시달리고


그나마 잠깐의 놀이조차도

정서와는 거리가 먼

게임기, 컴퓨터 등만을

즐기며 자라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