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전에 다시 펼쳐 던 김용택 시인의
「시가 내게로 왔다 2」를 다시 다 보고는
무엇을 볼까하다
요즈음 불교 쪽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오래전에 보았던
법정(法頂)스님의 수상집(隨想集)
「텅 빈 충만」을 책장에서 꺼내어
아침부터 보기 시작을 했다
예전에 책들은 왜 그리도 글자가 작았는지
나이 탓인지 아니면 요즈음 많은 시간을 컴퓨터를 해서인지
침침한 눈으로 보려면 잘 안보여 꼭 돋보기안경이란
놈의 신세를 져야한다.
읽다보니 법정스님이 함석헌선생님에 대해
회고하는 글이 실려 있었다.
나는 함석헌선생님을 만나본적은 없다
그저 사진으로만 보았다
내가 함 선생님의 알게 되었던 것은
청년시절 이였다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지금 생각이 나지는 않지만
그분의 책을 접하고 나서부터 무척이나 존경을 하게 되었다
그런 분과 같은 시간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말할 수 없이 좋았다
내가 밞고 살아가는 이 땅덩이를 훌륭한 인사들이
밞으며 같이 살아가는 것이나
지금은 아니지만 한 때 같이 살았다는 것을
생각할 때마다
왠지 모를 뿌듯한 기분이 들고는 한다.
물론 그 분들과는 직접적으로 만나 뵙지는 못 했다 해도
같은 시대에 살아다는데 대해 기분이 좋은 것이다
그런 분 중의 한분이 함석헌옹이시고
또 한분은 당대의 석학이신 국문학자 양주동박사님이시다
그리고 다른 또한 분 문익환 목사님이시다
세분 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특히 함석헌선생님의 책은 나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종로서적을 갈 때마다
그분의 전집을 사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그 때만 해도 돈이 궁했던 시절이라 그러질 못했다
다행히 함석헌전집은 낱권으로도 팔았기에
한권한권 사서 보리라 생각하고
사서보다 다 보지를 못하고 말았다
그 때 보았던 것이
제 1권 「뜻으로 본 한국역사」
제 2권 「인간혁명의 철학」
제 3권 「한국기독교는 무엇을 하려는가.」
전집은 이 세권 밖에 읽지를 못했다
그러나 세권의 책은 나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책들이다
그 이후에 「씨올의 소리」라는 오래전 책을 구해 보기도 했고
기회가 될 때마다 함 선생님의 글을 보기도 했었다
아침에 법정스님의 책에서 함석헌선생님에 대한 글을 읽게 되니
마치 오랜 친지의 소식이라도 들은 듯 반가웠다
그래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을 다 읽고는 함 선생님의 책을 다시 한 번
보아야겠다고 생각하고는 책장에서 꺼내어 내 책상 책꽂이에 옮기다
책속에서 신문 조각이 빠져나왔다
보니
'재야원로 함석헌 옹 4일 새벽에 별세’라는
누렇게 빛바랜 신문 조각이다
함 선생님은
1989년 2월4일 새벽 5시25분경 별세 하셨다
그 시절 집권자에게는 무척이나 눈에 가시 같은 존재 여겠지만
많은 민초들에게는 하나의 큰 별이 이 땅에서 사라진 것이다
우리나라와 우리 민초들에는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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