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후반기 등록금을 납부하고 돌아왔다
등록을 하자니 지금 당장 어렵고 해서
휴학을 할까도 생각을 했는데
어렵게 시작을 했기에 휴학을 한다면
다시 계속하기 어려울 것 같아
지금 어렵다고 해도 헤쳐 나가자는
마음으로 이리저리 해서 등록금을 납부했다
경제가 어려워지다 보니
하는 일이 신통치를 않다
그런데다 내가 참 부자로 보이는지
아니면 마음이 좋아 보이는지
간혹 후배들이 찾아와
돈을 빌려달라고도 하고
보증을 서달라고도 한다.
지난 6월에도 후배가 찾아와
점심을 같이하자고 해 점심을 먹고 나니
하는 말이 집을 사려고 하는데
이리저리 해도 돈이 조금
부족하여서 그런다고 좀 도와 달라고 한다.
그래서 다른 것도 아니고 집을 산다고 하기에
얼마가 부족한지 능력이 되는 데로
해주게 노라고 하고는 헤어져는 데
집에 들어가 집사람에게 이야기 했더니
정신이 있느냐고 한다.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하고는 의논도 없이
왜, 또 빌려주겠다고 했느냐고 한 소리를 한다.
그래도 우리는 집이라도 있지만
그 사람 그렇게 열심히 사는 데
다른 것도 아니고 집을 장만 한다는데, ―
그래서 ○○씨한테는 돈 띠였나, 한다.
그이야기야 옛날이야긴데 왜 또 해
그러니 제발 이제는 그만하라고 한다.
다음날 육백만원을 빌려달라고
후배한테 전화가 왔다
그래서 앞 병원에서 백만 원을 빌려서
나도 빌려던 돈을 갚으려고 갖고 있던
오백만원하고 빌린 백만 원을 보태서
육백만원을 빌려주었다
그러니 집사람이 정신이 있느냐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었다.
여유 있는 돈을 빌려주는 것도 아니고
힘들여 모아 빚을 갚을 돈과
남한테 빌려서 빌려주니
비정상으로 보이는 것이 어쩌면
집사람한테는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런 일이 있은 후
며칠이 지나서 또 다른 후배가
찾아와 오백만원을 빌려 달라고 한다.
빌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어쩔 수 없이 거절을 하느라고 어려웠다
후배가 돌아가고 나 생각을 하니
내가 능력이 없는 것이 싫었고
후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야!
후배들아
이제는 나를 돈을 쥐고 있는
놈으로 보지를 말아라.
마음 좋은 놈이라 생각하지 말고
가면 빌려주겠지 김치 국 마시마라
등록금도 없어
여기서 조금 저기서 조금
힘들게 마련해서 방금 납부했다
나도 너희들과 같이 이렇게 힘들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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