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어린 여학생한테 배운 약속의 중요성

心田農夫 2006. 8. 26. 10:09
 

나의 뇌리에 각인 되어있는

어떤 학생의 어머니를 오늘 만나게 되었다


오늘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었더니

지금 중학교 2학년이라고 하니 4년 전의 일이 된다.


그러니까 그 학생이 초등학교 5학년 때의 일이다

나에게 와서 맡겨놓은 물건이 있었는데

몇 시에  오겠냐고 물으니 

학교 끝나고 학원 갔다 오면서

들리려고 하니  4시까지 오겠다하고는 돌아갔다


나는 잊고 일을 하고 있었는데

3시 47분쯤에 전화가 와 받아보니

전화선을 통해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점심시간에 왔던 여학생 이였다. 


수화기를 통해 들리는 학생의 말은

먼저 “저는 ○○○인데요

4시까지 가려고 했는데 학원선생님이

할 이야기가 있어 남아 있으라고 해서

4시에 찾으러 못 갈 것 같아 전화 드립니다.

아저씨, 죄송합니다.


5시까지 가겠습니다.

만약에 제가 못가면 어머니가

6시에 퇴근하시면서 들릴 것인데

어머니 말씀이 6시 30분쯤에 가실 수 있답니다

죄송합니다.”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 한통의 전화를 받고는

어떻게 교육을 받았기에 전화를 걸어서

약속한 시간에 가지 못할 것이라고 

저렇게 말 할 수 있을까?

감탄을 했었다


그런데 그 한통의 전화 이었다면,

아마 얼마 가지 않아서 잊고 말았겠지만

4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의 뇌리에 또렷이 남아 있다


그 날 그 학생은 일이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를 않았던 모양이다


두 번째 전화가 4시 55분쯤에 걸려왔다

이번에도 먼저

“저 ○○○인데요,

아저씨, 정말 죄송합니다.

5시에도 못 갈 것 같습니다 

학원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안 오셔서 아직 학원에 있습니다.

이따가 어머니가 퇴근해서 가신다고 했습니다.” 한다.


그래서 내가 걱정 말고

네가 시간이 되는 데로 찾아가면 되니

전화 안 해도 된다 했더니

“예,” 하면서 “죄송합니다.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세 번째 전화가 6시30분쯤에 왔는데

“저 ○○○인데요 엄마가 찾아 갔지요 한다.

아니, 안 오셨는데 했더니


약간 의외라는 음성으로 “예?” 한다.

그리고는 “알아 습니다.”

하고는 세 번째 전화를 끊었다


그 전화 후에 한 10분쯤 지나서

그 학생의 어머니한테서 전화가 왔다


딸애한테 전화가 와서 약속을 안 지켜 다고

엄마는 나한테 약속을 하고 안가면 어떻게 하냐고

한참을 전화로 말을 했다면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내일 들리겠다고 한다.


엄마와 전화를 끊고 조금 있으니

그 학생한테 다시 전화가 와서

“저 ○○○인데요, 미안합니다.

엄마가 오늘 선생님들과 회의가 있어서

못가시고 내일 가신다고 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이제 5학년의 어린 여학생이

자신이 정한 시간의 약속을

그렇게까지 중요하게 여기기는

정말 어렵다고 생각을 한다.


우연히 만난

그 아이의 어머니께 물었더니

지금도 시간에 대해서는

철저히 지키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중학교 2학년이 된

그 학생이 보고 싶어진다.

 

나의 사무실에 오는 사람들은

일방적으로 약속을 한다.

몇 시까지 해 달라고 하고는


그  시간에 안 오는 사람들이 90% 이상이다

그만큼 시간에 대한 개념이 없다고나 할까?

약속에 대해서 별것이 아니라 생각을 하는 것일까?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보면

막연한 시간의 약속들이 너무도 많다


“ 우리 한번 만나자”

“ 우리 집에 한번 놀러와”

“이따가 오후에 만나자”

“두세 시쯤 어때요, 그럼 그때 올게요.”


나에게 오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시간을 이야기하라고 하면

“빠를수록 좋다니까요”


그래서 내일보다는 오늘이

4시간 후보다는 3시간 후가 빠른데

정확한 시간을 이야기 해주면

그 시간에 맞추어서 해준다고 하면

이상한 눈으로 본다.


이제는 우리들도 정확한 시간의 개념이 필요하지 않을까

예전에 시계가 귀하던 시절의 코리언 타임이라 부르며

대강대강 시간을 정하던 그때와는 너무도 많은 세월이 흘렀고

시시각각 정보가 빠르게 전해지는 시대에 사는 우리가


정확하지 않은 시간개념을 가져서야 되겠는가.

시간이란 너무도 중요한 개념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인식을 못하는 것만 같다


약속은 지키기 위해 하는 것인 만큼

그 어린 여학생처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나도 철저한 시간 관리를

하면서 살아가야 갰다고 

그 학생의 어머니를 만나고서

다시 한 번 마음속으로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