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하늘
뭉게뭉게 구름
보라하심일까
잠시 멈추어
나무한번 보라 하심일까
정신없이 사는 것만
같아 보였음일까
그래 잠시 잠깐 생각하니
정말 바쁘게만 사는 것 같아
하던 일 멈추고 창문 넘어 하늘 보니
어느새 높아진 하늘
그 파란 하늘에
흰 구름 뭉게뭉게 옹기종기 모여 있네.
아주 잠시 잠깐 보았는데
이 마음이 넓어짐만 같으니
역시 인간은 자연과 함께 하여야 하는가보다
봄에도 한참 바삐 살고 있을 때
살며시 문을 밀고 들어오셔서
건네주시던 조그마한 시집
詩하늘
맨 밑에 글하나 바뀌었네.
봄에서 가을
가을이 왔다고
알려주는 고마운 시인들
받아들고 쭉 흘어 내려가네.
84쪽에 낯익은 그 이름
얼른 펴 단숨에 읽어 내려간다.
옛이야기 같은
김 미선(시주머니)
아버지 떠나고
그 이듬해 봄이던가.
장대비가 몇 날 며칠오고
꽃도 빗물 속에 피었다 져버리고
꽃잎 따라 흘리던 붉은 눈물
꽃 져 가는 세월이여 따르지 못한 아픔이여
빚물인지 꽃물인지 뒤범벅으로 흘러내리던
꽃의 세월은 왜 그리도 짧은 것인가
꽃은 지고 못 잊을 사람만
어제 일같이 생생하게 비추는데
하늘은 빗물로 나의 마른 삶을 씻고
인생사 어디에도 없었던
아득한 봄날에 내가 처음으로
아버지를 앞산만큼 사랑해 본 날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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