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속의 작은 정원

가을의 요정

心田農夫 2006. 10. 4. 14:32
 

가을의 요정



한들한들 웃음을

먹음은 코스모스

이렇게나 아름다운지

예전에는 정말 몰랐었다


아침이슬로 화장하여서일까

따사로운 해님의 마사지 덕분일까


순백의 청아한 얼굴

새색시 닮은 분홍빛 얼굴 

부끄러움에 물든 빠알간 얼굴


수줍은 듯 고개 흔들며

살랑살랑 나그네 길동무해주네

 

누가 저렇게 길가에 심었을까?

모두 잠든 깊은 밤에

하나님이 살며시 내려오셔

고향 찾는 이들을 마중하라

어여쁘게 가꾸시었는가. 


가을하면 코스모스 떠오르고

코스모스하면 나약하고 가냘픈

꽃으로만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 보는 코스모스는

어깨 활짝 펴고 당당하게 서서

나를 보아달라고 발꿈치 들고

서로서로 키 재기를 하네.


하얀색, 분홍색,

빨간색의 얼굴마다


한들한들 하얀 웃음,

살랑살랑 분홍 웃음,

생글생글  빨간 웃음


한 아름 가득히 담고는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한참을 가도 지친 모습 없이

여전히 웃음 보내는 코스모스

너는 역시 가을을 가을답게

소담스레 가꾸는 우리들의 요정









평소에 존경하는 선배님에게

추석인사 드린다고


출근길 서둘러 도심을 빠져나와

그 분의 농원(사과 과수원)향해

시골길을 달린다.


차장을 내리고  맑은 공시

마시며 서서히 가고 있노라니


양 길가 소담스레 핀 코스모스가

살랑살랑 아침인사를 반가이 한다.


한참을 이어지는 코스모스

갑자기 누가 저렇게 심어 을까

생각도 해보고


유난히도 선명한 색색들이

전에는 못 본 듯하기도 하고


도시에 찌들어

바삐 살아가는 모습이

갑자기 초라하기도 하고

한편 자신이 불쌍하기도

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잠시만 시간을 내고

조금만 도시를 벗어나면

이렇게도 맑은 공기와 자연의

아름다움이 나를 반겨 맞아주는데


차창 넘어 보면서 생각했던 것들을

출근을 해서 적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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