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속의 작은 정원

운치가 담긴 메뉴 책

心田農夫 2006. 11. 14. 10:52
 



운치가 담긴  메뉴 책



잎 새 바람

이름이 운치가 있어서

우연히 들어간 식당, 아니

주점, 그것도 아닌 것 같고 

무어라 표현을 해야 할지

 

우리의 옛집을 생각나게 하는 토담에

흙벽으로 칸을 막아 만든 자그마한

그 쪽방들이 손님들의 수에 따라

그 크기가 정해져 안내되어 들어간다.


우리 일행이 7명

다른 곳 같으면 2~3인용이라 할까,


방으로 들어가는 길목은

옛 촌집의 나무마루이고

방바닥은 온돌이라 따끈따끈


7명이 앉으니 꽉 차 답답함도 있었지만

하얀 창호지에서는 포근한 정감이 우러나고

방 옆 한 쪽 구석에 만들어놓은 맷돌 폭포에서

나는 물소리 또한 다정함을 한껏 풍겨준다


맷돌 입구로 들어간 물이

아래로 떨어져 아래에 깔아놓은

기와 장에 부딪치는 물소리가

고즈넉한 가을저녁 정감을 더해준다


물을 들고 들어온 아주머니가

주문하시겠어요? 하는 물음에


한쪽에 있던 메뉴를 펴 보니

첫 장에는 운치 있는 글이 적혀있다


우리 무엇을 먹을 까 메뉴 좀 보고

주문을 하겠노라하고 말하며


잠시 후에 오셔서

주문을 받았으면

좋겠노라 돌려보내고

찬찬히 그 글을 음미 한다.


마음이 울적 하던 차

흙으로 만들은 황토벽 방

따끈따끈한 온돌의 포근함이


그 글을 마음에 살포시 담아주기에

메모지에 꺼내 적어두었다 옮겨본다




잎 새 바람

산새들 울음소리

시냇물 소리

바람이 연주하는

산대나무, 풀잎소리-----

이대로 드러누워

나무가 될래요.

바람이 될래요.

산이 될래요.

            청솔아래서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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