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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산다는 것

이산(離散) 첫째가 떠났다 둘째가 역시 떠났다. 그리고 아내도 마저 떠났다. 첫째가 떠나고 셋이 살았다 둘째가 떠나고 둘이 살았다 아내가 떠나고 혼자 살아간다. 첫째는 떠나 혼자 살았다. 둘째도 떠나 혼자 살았다. 그러다 둘이 합쳐 둘이 살았다 이제는 두 딸과 엄마 셋이서 산다. 그리고 떠나지 못한 나는 혼자 산다. 남과 북 허리가 갈라져 오고 갈 수 없음에 누님과 이산으로 살았는데 한나라 안에서 살면서 또 한 번의 이산의 아픔을 겪으며 산다. 창밖에는 주절주절 비가 내리고 있다. 아마도 저 비에는 생명의 싹을 담고 있으리라. 온 대지가 반기고 움츠렸던 식물들은 기쁜 마음으로 반기는 비일 텐데, 내 마음에는 설움으로 다가오는 비다. 사람은 사회적동물이라는데, 읍 단위의 작은 점포, 그것도 세월의 흐름 속..

봄처녀 오셨네

시샘 心田農夫 봄 처녀 사뿐 오시는 길목 동장군 심술궂은 시샘으로 눈 꽃 휘날리며 길목 막아서네. 인간만이 시샘이 있나 하였더니 계절도 막는다 한들 오는 시절 되돌아가랴 동장군 하얀 눈꽃 시샘에 봄 처녀 매화가지에 살포시 내려앉자 철없는 동장군 시샘에 배시시 웃음 짖네. 이제 봄이구나 이 해 인 강에서는 조용히 얼음 풀리고 나무는 조금씩 새순을 틔우고 새들은 밝은 웃음으로 나를 불러내고 이제는 봄이구나 친구야 바람이 정답게 꽃 이름을 부르듯이 해마다 봄이면 제일 먼저 불러보는 너의 고운 이름 너를 만날 연둣빛 들판을 꿈꾸며 햇살 한 줄 떠서 그리움, 설레임, 기다림--- 향기로운 기쁨의 말을 적는데 꽃샘바람 달려와서 네게 부칠 편지를 먼저 읽고 가는구나,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