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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산다는 것

이산(離散) 첫째가 떠났다 둘째가 역시 떠났다. 그리고 아내도 마저 떠났다. 첫째가 떠나고 셋이 살았다 둘째가 떠나고 둘이 살았다 아내가 떠나고 혼자 살아간다. 첫째는 떠나 혼자 살았다. 둘째도 떠나 혼자 살았다. 그러다 둘이 합쳐 둘이 살았다 이제는 두 딸과 엄마 셋이서 산다. 그리고 떠나지 못한 나는 혼자 산다. 남과 북 허리가 갈라져 오고 갈 수 없음에 누님과 이산으로 살았는데 한나라 안에서 살면서 또 한 번의 이산의 아픔을 겪으며 산다. 창밖에는 주절주절 비가 내리고 있다. 아마도 저 비에는 생명의 싹을 담고 있으리라. 온 대지가 반기고 움츠렸던 식물들은 기쁜 마음으로 반기는 비일 텐데, 내 마음에는 설움으로 다가오는 비다. 사람은 사회적동물이라는데, 읍 단위의 작은 점포, 그것도 세월의 흐름 속..

비 오는 날의 사색

우리는 생애의 중요한 요인인 ‘의지’라는 것을 무시하고 있다.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단순히 강렬한 감정은 아니다 그것은 결정이며 판단이고 약속이다. 사랑이 단지 감정이라면 서로를 영원토록 사랑하겠다는 약속의 근거는 사라지고 만다. 감정은 생겼다가 없어질 수 있다. 에리히 프로의 『사랑의 기술』중에서 토요일 늦은 출근을 하는데 차 앞 유리에 토닥토닥 빗방울이 줄지어 내린다. 주오일제 근무가 시행되기 전에는 토요일과 일요일이 일주일 중 가장 손님이 많은 날이었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같은 업종의 협회에서 둘째와 넷째 일요일을 공식 휴업으로 정했었는데, 그마저도 쉬지 않는 날이 다수였다. 그러던 것이 주오일제가 시행되고는 주말에는 손님이 별로 없다. 그런 주말인 오늘인데, 비까지 추적이고 내리니 오늘은..

딸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미안한 마음으로 변했네.

딸아, 월요일인 오늘 이곳에는 토닥토닥 비가내리고 있단다. 창 너머로 내리는 비를 보면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구나. 이런저런 상처를 받고 있는 이 땅의 모든 사람들, 그 사람들의 마음의 상처를 깨끗이 씻어주는 비였으면 좋겠다고, 이모저모 여러 가지 일 때문에 입었던 가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