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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그리운 날이다

친구야, 돌아오렴. 친구야 오늘도 나는 보고 듣고 말하며 지구에 산다. 영일대 바닷가 이 층 정자에 앉아 멍하니 바다를 보며 너와의 옛일들 떠올려 본다 너울 파도를 보니 방파제에 부딪혀 산산이 부서져 하얀 포말의 죽음 되었다 다시 푸른빛 바닷물로 부활하던데 친구야 은하 여행 가던 발걸음 돌려 다시 지구별로 걸어 돌아오렴. 저 파도처럼 마지막 항암치료를 위해 입원 전날 여행하며 소주 한잔 나누자 했던 그 약속은 어이하고 혼자 떠나야 했니 친구야 넌 오늘은 보지도 듣지도 말도 못 곳에 있구나 이란 글을 올리고 퇴근하여 친구가 그리워 지난 일기장을 들쳐 보니, 친구를 떠나보내고 돌아온 다음 날 영일대에 앉자 친구와의 추억을 떠올렸던 그 날의 일이 위의 글과 함께 적혀 있었다. 어제도 그 친구가 그리워 일기장을..

이런 벗 하나면 족 하련만

비아당사(非我當師) 나를 올바로 꾸짖어 주는 자는 나의 스승이고 나를 올바로 인정해 주는 자는 나의 벗이다. 순자 요즈음 이런 친구 하나 있으면 좋으련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사람을 친구를 갖지 못한 것은 누구의 탓도 아닌 자신이 부덕한 까닭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고향에는 그런 친구가 있었는데, 객지 생활을 하면서 그런 친구를 두지 못했다. 죽마고우(竹馬故友)인 고향 친구도 이제는 이승에는 없다. 백아와 종지기 정도의 우정은 나누지 못해도 서로 허심탄회(虛心坦懷)하던 친구였는데, 지구여행 다 했는지 멀고 먼 천국 여행을 떠났다. 윗글을 되뇌자니 그 친구가 그리운 저녁이다.

봄소식 전해주는 매화

시샘 봄 처녀 사뿐 오시는 길목 동장군 심술궂은 시샘으로 눈꽃 휘날리며 길목 막아서네 인간만이 시샘이 있나 하였더니 계절도 시샘이 있다 하더이다 막는다 한들 오는 시절 되돌아가랴? 동장군 하얀 눈꽃 시샘에도 봄 처녀 매화 가지에 살포시 내려앉자 철없는 동장군 시샘에 배시시 웃음 짓네 1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점심을 먹고 집에서 좀 떨어진 거리의 철길 숲으로 산책에 나섰다.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되고 직장에 근무하는 회사원들과 공무원들은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만 근무하지만, 자영업을 하는 처지에서는 토요일에 쉴 수가 없다. 그래도 지금은 낫은 편이다. 전에는 쉬는 날이 없이 365일 영업을 하다 같은 업종의 협회에서 첫째, 셋째 일요일만 점포 문을 닫고 쉬기로 정하고 나서 한 달에 두 번의 휴무일을 가졌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