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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까닭을 말하는 시인

사랑하는 까닭 한 용 운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紅顔)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微笑)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건강(健康)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죽음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만해는 사랑하는 이유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사랑하는 까닭”이라는 제목을 보면서 사랑에도 이유가 있어야 하는가? 라는 생각하면서 이 시를 음미했다. 만해는 사랑하는 이유에 대하여 다른 이들은 나의 홍안을 사랑하고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고 건강한 나만을 ..

어리석은 질문, 우매한 답

아전인수 신체(身體)는 대인(大人)인데 정신(精神)은 소아(小兒) 수준이네 포청천인 줄 알았더니 이성계를 탐하네 직무의 진퇴(進退)를 후배들에게 물어보고 그러고도 모자랐나 보다 선배들에게 일일이 전화로 물었단다 이리저리 묻지 않아도 지난 세월 살펴보면 알 일을 전임자들 지시에 불복 옷을 벗는 것이 당연지사 관례 자신의 진퇴(進退)를 남에게 묻는 인물을 대인(大人)이라 할 수 있나 소인의 아전인수일 뿐이지 대인(大人)인 줄 알았더니 철들지 않은 소인(小人)이였네 정몽주인 줄 알았더니 정도전이었네 한 매체를 통해서 우연히 접한 소식이다. 윤씨 성을 가진, 자신의 직무 내던졌던 그 사람이 며칠 전(3월 19) 연세대 명예 교수이고 1세대 철학자라 불리는 올해 101세의 노(老) 교수를 찾아가서 “교수님, 제가..

다시 보니 반갑네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 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주객이 전도되어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있지만, 그만큼 많이 얽히어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물건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 번쯤 생각해볼 말씀이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無所有)의 역리(逆理)이니까. 법정『무소유』중에서 ‘무소유’일부 옮김. 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 올린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