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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인생을 성숙시킨다.

사랑이란 사랑하는 존재의 생명과 성장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다. 이러한 적극적 관심이 부족한 곳에는 사랑이 없다. 주는 행위로서 사랑하는 능력은 개인의 성격 발달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것은 성격이 생산적인 방향으로 발달되어 간다는 그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중에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던가. 그러다 보니 혼자 있는 시간은 고독과 함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감옥에서 탈출하려는 인간의 절실한 욕구가 사랑을 갈구하는 것이 아닐까? 이 고독의 시작은 신의 착각에서 온 것임을 알 수 있다.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령(生靈)이 된 지라, (창2:7)”“여호와 하나님이 가라사대 사람이 ..

비 오는 날의 사색

우리는 생애의 중요한 요인인 ‘의지’라는 것을 무시하고 있다.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단순히 강렬한 감정은 아니다 그것은 결정이며 판단이고 약속이다. 사랑이 단지 감정이라면 서로를 영원토록 사랑하겠다는 약속의 근거는 사라지고 만다. 감정은 생겼다가 없어질 수 있다. 에리히 프로의 『사랑의 기술』중에서 토요일 늦은 출근을 하는데 차 앞 유리에 토닥토닥 빗방울이 줄지어 내린다. 주오일제 근무가 시행되기 전에는 토요일과 일요일이 일주일 중 가장 손님이 많은 날이었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같은 업종의 협회에서 둘째와 넷째 일요일을 공식 휴업으로 정했었는데, 그마저도 쉬지 않는 날이 다수였다. 그러던 것이 주오일제가 시행되고는 주말에는 손님이 별로 없다. 그런 주말인 오늘인데, 비까지 추적이고 내리니 오늘은..

한 보살의 법명에 떠오른 글귀

법(法)은 일체 만물이니 나타난 것은 총칭이요. 공(空)은 공적(空寂)이니 나타난 것의 바탕이다. 있음에 집착함이 법전(法纏)이요. 없음에 붙잡힘이 공전(空纏)이다. 제법(諸法)이 눈앞에 있다 하나 알고 보면 일체는 본디 다 공이요. 일체는 개공(皆空)이라 해도 그 일체가 곧 그대로 우주의 실상이기 때문이다. 조지훈의 『채근담』중에서 손님으로 오신 한 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분 말씀에 맞추어 대답했더니 불교에 관해서 대화를 할 수 있어 좋다고 하시며 불교를 믿느냐고 물으시기에 종교는 갖고 있지 않지만, 불교의 사상은 좋아 불교에 관한 책을 조금 보았을 뿐이라 했다. 자신은 시간을 내어 담양에 소재한 사찰에 불경 공부와 기도하러 간다고 하신다. 사찰에 가면 모든 일에 팔을 걷어붙이고 열심히 하..

참된 사랑은 제 생명을 바치는 것

시 짓는 법을 몰라도 시와 연애만 한다면 시의 참뜻을 알 것이요. 시 짓는 법을 배우지 않아도 시와 결혼한다면 불구가 아닌 담에는 절로 시를 낳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를 낳기까지는 괴로움이 있다. 시를 낳은 다음에는 즐거움이 있다.… 시를 사랑함에 무슨 이익이 있는가. 참된 사랑은 제 생명을 바치는 것이다. 사랑으로 해서 이익이 있다면 몸은 여위어도 영혼이 아름다워지는 것이리라. 조지훈의 『시의 원리』 중에서 위의 글은 동탁 조지훈이 시를 사랑에 비유하여 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참된 사랑은 제 생명을 바치는 것이다”라는 데, 세속적인 사랑은 어디 그런가, 마치 장사를 하듯 유불리에 이해타산하기에 바쁜 것이 아닌가? 언제인가 방송 뉴스에 결혼을 약속하였던 한 쌍의 남녀가 파혼을 맞게 되었는데, 신랑이..

작은 대학 속에 큰 학문을 하는 곳

신영복 선생은 학습(學習)이란 단어의 문자적 의미를 “머리털이 아직 하얀 새끼가 날갯짓(習)을 배우는 것(學)”이라고 설명한다. 신영복·김창남 외『느티아래 강의실』중에서 『느티아래 강의실』은 올해 마음 치유로 계획한 읽은 책 다시 읽기 독서계획과 한 달에 한 권은 새로운 책 읽기 계획의 하나로 2월에 구매해 읽은 책이다. 책 내용을 잘 모르고 신영복·김창남 외라는 것만 알고 여러 명의 저자가 교육에 관하여 쓴 글을 엮은 것으로 생각해 구매했는데, 막상 책을 받고 나서야, 2008년 성공회대학 김성수 총장의 퇴임을 맞이하여 퇴임식다운 퇴임식을 못 한 터라 성공회대학의 교수들이 학교와 관계된 일상에 관해 쓴 글을 엮어 퇴임 기념으로 출판한 것을 알게 되었다. 책 제목 역시 학교에 있는 느티나무를 제목으로 하..

교육은 백년대계라 했나?

공부란 공부는 망치로 합니다. 갇혀 있는 생각의 틀을 깨뜨리는 것입니다. 공부의 옛 글자는 사람이 도구를 가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농사지으며 살아가는 일이 공부입니다. 공부란 삶을 통하여 터득하는 세계와 인간에 대한 인식입니다. 그리고 세계와 인간의 변화입니다. 공부는 살아있는 모든 생명의 존재 형식입니다. 그리고 생명의 존재 형식은 부단한 변화입니다. -신영복의 『처음처럼』에서- 이제 2월이 가고 3월이 오면 새로운 학년이 시작된다.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그리고 12년의 공부를 오직 대학입학이라는 목표로 앞만 보고 달여왔던 2020년도 고3 학생들 대부분이 대학 생활을 시작하는 달이 봄이 시작된다는 춘삼월이다. 코로나19로 배움의 현장인 유치원에 등원하거나, 학교에 직접 등교하여 면대면 수업..

그가 그리운 날이다

친구야, 돌아오렴. 친구야 오늘도 나는 보고 듣고 말하며 지구에 산다. 영일대 바닷가 이 층 정자에 앉아 멍하니 바다를 보며 너와의 옛일들 떠올려 본다 너울 파도를 보니 방파제에 부딪혀 산산이 부서져 하얀 포말의 죽음 되었다 다시 푸른빛 바닷물로 부활하던데 친구야 은하 여행 가던 발걸음 돌려 다시 지구별로 걸어 돌아오렴. 저 파도처럼 마지막 항암치료를 위해 입원 전날 여행하며 소주 한잔 나누자 했던 그 약속은 어이하고 혼자 떠나야 했니 친구야 넌 오늘은 보지도 듣지도 말도 못 곳에 있구나 이란 글을 올리고 퇴근하여 친구가 그리워 지난 일기장을 들쳐 보니, 친구를 떠나보내고 돌아온 다음 날 영일대에 앉자 친구와의 추억을 떠올렸던 그 날의 일이 위의 글과 함께 적혀 있었다. 어제도 그 친구가 그리워 일기장을..

이런 벗 하나면 족 하련만

비아당사(非我當師) 나를 올바로 꾸짖어 주는 자는 나의 스승이고 나를 올바로 인정해 주는 자는 나의 벗이다. 순자 요즈음 이런 친구 하나 있으면 좋으련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사람을 친구를 갖지 못한 것은 누구의 탓도 아닌 자신이 부덕한 까닭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고향에는 그런 친구가 있었는데, 객지 생활을 하면서 그런 친구를 두지 못했다. 죽마고우(竹馬故友)인 고향 친구도 이제는 이승에는 없다. 백아와 종지기 정도의 우정은 나누지 못해도 서로 허심탄회(虛心坦懷)하던 친구였는데, 지구여행 다 했는지 멀고 먼 천국 여행을 떠났다. 윗글을 되뇌자니 그 친구가 그리운 저녁이다.

봄소식 전해주는 매화

시샘 봄 처녀 사뿐 오시는 길목 동장군 심술궂은 시샘으로 눈꽃 휘날리며 길목 막아서네 인간만이 시샘이 있나 하였더니 계절도 시샘이 있다 하더이다 막는다 한들 오는 시절 되돌아가랴? 동장군 하얀 눈꽃 시샘에도 봄 처녀 매화 가지에 살포시 내려앉자 철없는 동장군 시샘에 배시시 웃음 짓네 1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점심을 먹고 집에서 좀 떨어진 거리의 철길 숲으로 산책에 나섰다.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되고 직장에 근무하는 회사원들과 공무원들은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만 근무하지만, 자영업을 하는 처지에서는 토요일에 쉴 수가 없다. 그래도 지금은 낫은 편이다. 전에는 쉬는 날이 없이 365일 영업을 하다 같은 업종의 협회에서 첫째, 셋째 일요일만 점포 문을 닫고 쉬기로 정하고 나서 한 달에 두 번의 휴무일을 가졌었..

마음 치유법, 글쓰기와 독서

세모(歲暮)에 지난 한 해 동안의 고통을 삶의 지혜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잊지 않고 간직하는 것은 용기입니다. 나는 이 겨울의 한복판에서 무엇을 자르고, 무엇을 잊으며, 무엇을 간직해야 할지 생각해 봅니다. 신영복 『처음처럼』 중에서 작년 한 해는 여러모로 참으로 힘든 한 해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손실도 어려움의 하나였지만, 평생 목표했던 꿈이 성취를 목전에 두고 한 인간의 갑질로 인하여 무산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분한 마음에 밤잠을 설치기 다반사였고 별거 아닌 일에도 짜증과 화를 내고는 했다. 그리고 우울한 마음이 지속되고 생활은 안정을 잃어가고 산다는 것이 무의미한 것만 같았다. 그러한 무기력증이 제2 시집과 서간집 출판하려고 세웠던 계획과 십여 년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려던 10년의 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