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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상공론 행정명령

전쟁은 나라의 중대사이다. 백성들의 생사(生死)와 나라의 존망(存亡)이 달린 길이니 신중히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손무의 『손자병법』 중에서 위의 글은 손자병법에 있는 글이다. 전쟁에 관한 이야기지만, 이 글을 쓰면서 인용한 것은 지금 세계가 코로나19와 전쟁하고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기에 손자병법에 있는 이야기를 인용했다.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장수와 병사 그리고 국민이 한 몸처럼 움직여 주어야 승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포항시장은 시민들의 의견이나 처한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 행정명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즉 장수가 병사와 시민은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장수 혼자 전쟁하겠다고 발표를 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것이다. 탁상공론이라 한 것은 포항의 지방자치 수장인 포항시장의 일방적..

몸소 체험해 보니 심각하네

이사 碧 石 Ⅰ 십오 년이나 지났으니 노쇠한 늙다리 아파트 처음 입주할 때는 싱싱하고 풋풋하였지!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사계절이 열 번 하고도 다섯 번이나 지났으니 무슨 매력이 남아있겠는가? 한 달이면 서너 집들이 고층 사다리차 윙~윙 소리 내며 짐을 실어 내려 미련도 아쉬움도 없다는 듯 훨훨 떠나네 Ⅱ 십오 년이나 지났으니 아파트는 늙고 노쇠했지만 처음 입주할 때는 볼품없고 앙상하던 가지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사계절이 열 번 하고도 다섯 번이나 지나니 우거진 숲에 새들 지저귐 끊이지 않네 한 달이면 서너 집들이 고층 사다리차 윙~윙 소리 내며 이삿짐을 실어 올려 노년의 삶 자연과 함께하려 고향 찾듯 찾아드네 두 딸은 이곳 평준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고 졸업했다. 첫..

인생이란 고립무원이 아니던가?

우리는 나이가 들고 서서히 정신이 빠져나가면 어린애처럼 속이 없어지고 결국 원하건 원치 않건 자식이 있건 없건 마누라나 남편이 있건 없건 돈이 있건 없건 잘 살았건 잘못 살았건 세상 감투 썼건 못 썼건 잘났건 못났건 대부분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게 된다. 고려 시대에 60세가 넘어 경제력을 상실한 노인들은 밥만 축낸다고 모두 자식들의 지게에 실려 산속으로 고려장을 떠났다고 하는데, 오늘날에는 요양원과 요양병원이 노인들의 고려 장터가 되고 있다. 한번 자식들에게 떠밀려 그곳에 유배되면 살아서 다시는 자기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니 그곳이 고려 장터가 아니고 무엇이랴. 그곳은 자기가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곳도 가기가 싫다고 해서 안 가는 곳도 아니다. 늙고 병들고 정신이 혼미해져서 ..

학연, 지연, 혈연사회의 비극

인간사회에는 누구든지-개인이든 집단이든–다른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는 단 한 가지, 자기 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뿐이다. 다른 사람에게 해(harm)를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면, 당사자의 의지에 반해 권력이 사용되는 것도 정당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유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문명사회에서 구성원의 자유를 침해하는 그 어떤 권력의 행사도 정당화될 수 없다. 자신의 물질적 또는 도덕적 이익(good)을 위한다는 명목 아래 간섭하는 것도 일절 허용되지 않는다. 인간은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과 대립되는 것에는 쉽사리 관용을 베풀지 못하는 천성을 타고났다. 장소를 불문하고 종교적 믿음이 진지하고 강렬한 곳일수록 관용의 폭이 좁다.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중에서 충격적인 내용을 페..

글 벗이 있어 좋다.

추억 이명화 친구가 생각날 때 아련히 떠오르는 둥그런 얼굴 하나만 그릴 수 있어도 홀로 가는 그 길 외롭지 않습니다 고향이 그리울 때 목 놓아 부를 수 있는 이름 석 자만 간직하고 있어도 골몰길 들어서면 어둡던 마음이 대낮처럼 환합니다 마음이 울적할 때 언제라도 달려가 시린 손 맞잡고 상한 마음을 다독여줄 벗 하나 있으면 더 이상 우리는 실향만이 아닙니다 햇살 가득한 댓돌 위 잿물 발라 닦아놓은 고무신 한 켤레의 흔적만으로도 이제 우리는 고아가 아닙니다 샛별 같은 눈동자 세월 따라 깊었으니 가버린 날들 서러운 들 어떠랴! 동짓날 기나긴 밤 적막한들 어떠랴! 수필가 이명화 선생님을 알게 된 지도 어느새 강산이 바뀌었다. 이 선생님은 『사랑에도 항체가 있다』라는 수필집의 저자로 온라인 블로그에서 댓글과 답글..

새해 벽두에 웬 넋두리

사람과의 관계에는 엄청난 노력과 에너지가 필요해. 그런 마음의 에너지를 나와 맞지 않는 사람에게 쏟아버리면 정작 사랑하는 사람에게 쏟을 에너지는 하나도 남지 않게 될거야. 지금, 이 순간 소중한 마음의 에너지를 길바닥에 쏟아버리고 있지는 않은지… 아깝잖아. 선미화의 『당신을 응원하는 누군가』 중에서 넋두리 碧石 이른 아침 영일대 갔다 떠오른 태양을 보며 올해는 스스로 자신을 치유하는 한 해로 삼자 떠오르는 저 태양을 보며 마음을 다잡아 본다 지난 한 해는 몸과 마음이 정말 힘들었던 한 해였다 누구 한 사람 의논할 사람도 도움을 부탁해도 내민 손 잡아주는 이 없었다 이곳이 고향이고 고향 친구였다면? 선뜻 손을 잡아주었겠지 고향이 시나브로 그리워진다.

잊을 수 없는 마음

우애 가족 碧石 혈연 중심 사회에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나그네를 형님, 아주버님, 큰아버지 호칭으로 불러주는 후배 가족이 있다. 잊을 만한 세월 지나 들려도 언제나 반갑게 맞이하며 변환 없이 불러주는 그 호칭 형님, 아주버님, 큰아버지 기나긴 여정 피로에 지친 몸 타향살이 설음에 지친 마음을 살뜰한 대접에 푸근한 인정이 춘삼월 눈 녹아들듯 녹아드네. 연말이 되면 어김없이 보내주는 다이어리 2권, 고향에 있는 후배는 벌써 근 10여 년을 단 한해도 빼놓지 않고 연말에는 전화해서 “형님 다이어리 내년에도 필요하시지요?” 물고는 한다. 12월 초에 전화로 묻기에, “필요는 한데---”말끝을 흐렸더니, “제가 사서 보냈게요,”한다. 내가 “일부로 사서 보낼 것 없어” 하자, “괜찮아요.” 한다. 그러더니 ..

고향 친구, 객지 친구

서울 손님 碧 石 나라 수도 전 지역이 마치 자신의 고향이기라도 한 듯 서울에서 왔다 하면 헤어졌던 십년지기라도 만난 듯 그 반가움은 손님과 장사꾼의 관계를 망각한다.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라는 유행가 가사가 있기도 하더라만 텃세라는 세금을 아니 내서일까? 도무지 정을 주지 않는 이 땅에서 정 주리며 사노라니 잠시 다녀가는 서울 손님 뒷모습도 그립기만 하더이다. 태어나면서 운명은 정해진다. 정해진 팔자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다, 라는 말을 믿지 않으면서도, 지나온 삼십여 년의 지난 삶을 돌아보면, 객지 생활과 장사치로 살아갈 팔자였던가 생각해보기도 한다. 피치 못할 상황에 고향을 떠나서 이곳저곳을 떠돌다 대구에서 직장을 잡고 생활하다 스카우트되어 이곳에 왔지만, 회사는 일 년 만에 문을 닫고 오갈..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느낌표로 남았네.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의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다. 김초혜 『행복이』중에서 “이순(耳順)과 종심(從心) 사이에서 새로 시작한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것이 만 삼 년이 되어간다. 그 글을 쓰면서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중도 포기하는 것은 아닐까? 젊은 학우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은 아닐까? 자문자답(自問自答)하면서 출발한 것이 어느새 삼 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학사 전 과정을 우여곡절(迂餘曲折) 속에서 어렵게 마치고 수료를 했다. 논문을 쓰려고 하는 그 시점에 논문지도 교수는 사직했고, 혼자서 10여 개월을 논문을 써서 심사 신청을 하려니 논문지도 교수 없이는 신청이 안 된다고 하여 학교에서 지도 교수를 지정해 준 교수가 사직했음에도 새로운 지도 교수를 지정해 주지 않았는데 무슨 말이냐는 항변에 새로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