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8

모순(矛盾)의 진리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 아무것도 갖지 않았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無所有)의 역리(逆理)니까 법정의 『무소유』 중에서 가난한 시대에 태어나서일까? 청소년기에 궁핍한 생활을 해서일까? 살아오면서 절약, 절제된 생활을 하며 살았고 이제는 그것이 몸을 벴다. 그러다 보니 쓰던 것을 버려야 하는데도 버리기가 쉽지 않다. 언제가 쓸모가 있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이 버려도 될 것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리라. 일 년에 단 한 번도 입지 않는 옷가지들, 간단한 생활 가구들 등등, 법정 스님은 자신을 속세 속으로 이끌게 하였던 글 “무소유”라는 글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다시 보니 반갑네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 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주객이 전도되어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있지만, 그만큼 많이 얽히어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물건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 번쯤 생각해볼 말씀이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無所有)의 역리(逆理)이니까. 법정『무소유』중에서 ‘무소유’일부 옮김. 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 올린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