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 8

죽음이 두려운 이유

신은 음주와 똑같이 즐거운 도피 수단이다. 마음이 도망가 숨을 때 신과 음주는 별로 다르지 않다. 사회학적으로 음주는 아마 별로 좋은 건 아닐 것이다. 신에게로 도망가 숨는 것도 또한 좋을 게 없다. 대부분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그래서 윤회와 부활을 믿거나 몇몇 다른 형태의 신앙에 매달린다. 그러나 죽음이 무엇인지 전정으로 알고 싶은 사람은 신앙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저 받기만 하는 것은 미숙한 것이다. 죽음이 무엇인지 알아내려면 심리적으로 어떻게 죽는지 알아야 한다. 우리는 대개 죽음이라는 사실을 절대 들여다보지 않고 그 속에 함축된 놀라운 것들을 좀처럼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차라리 내세가 있다는 믿음을 통해 달아나거나 윤회사상에 매달리기를 더 좋아한다. 우리는 이렇게 위안을 주는..

마음을 비취어보는 거울이 있다면

성경에서 자비를 표현하는 세 단어가 있다. 첫째, 구약에서는 어머니의 마음을 뜻하는 ‘라하밈’이라는 히브리어가 사용된다. ‘어머니의 자궁’을 뜻하는 ‘레헴’에서 기원을 둔 이 단어는 자식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며 성장하도록 돕는 어머니의 마음을 의미한다. 자궁은 새 생명을 잉태하여 열 달을 담아 키우는 창조의 세계인 것이다. 그래서 자궁은 우주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렇게 출생한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은 시작도 끝도 없는 무궁무진한 사랑인 것이다. 그래서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이 있는 것이리라. 그리고 어머니라는 말은 내 낳은 자식만의 어머니는 아니다. 어미가 없는 남의 자식의 어머니가 되어 젖을 물리며 키워왔던 유모(乳母)라는 이름의 어머니인 것이다. 둘째, ‘헤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