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10

이런 벗 하나면 족 하련만

비아당사(非我當師) 나를 올바로 꾸짖어 주는 자는 나의 스승이고 나를 올바로 인정해 주는 자는 나의 벗이다. 순자 요즈음 이런 친구 하나 있으면 좋으련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사람을 친구를 갖지 못한 것은 누구의 탓도 아닌 자신이 부덕한 까닭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고향에는 그런 친구가 있었는데, 객지 생활을 하면서 그런 친구를 두지 못했다. 죽마고우(竹馬故友)인 고향 친구도 이제는 이승에는 없다. 백아와 종지기 정도의 우정은 나누지 못해도 서로 허심탄회(虛心坦懷)하던 친구였는데, 지구여행 다 했는지 멀고 먼 천국 여행을 떠났다. 윗글을 되뇌자니 그 친구가 그리운 저녁이다.

스승 같은 벗, 벗 같은 스승

방금 읽기를 마친 책속에 “스승 같은 벗, 벗 같은 스승”이란 글이 있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사고를 가진 우리들에게 스승이 벗이요, 벗이 스승이라는 말은 쉬 납득이 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의 인식에는 스승은 스승이지 벗이 될 수 없고 벗을 스승으로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책을 덮고서 유리창에 부딪쳐 흘러내리는 빗줄기를 한참이나 묵묵히 바라보면서 생각을 해 본다. 나의 인생에서 스승 같은 벗 , 벗과 같은 스승이 있었나를, 중년의 나이에 이르기 까지 여러 선생님을 만났을 것인데, 유독 선명히 생각나는 사람은 단 두 분이다. 그런데 그 두 분의 스승이 스승 같은 벗이었고 벗과 같은 스승 이였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중년이 되기까지 살아오면서 나에게 가르침을 주셨던 선생님들의 생각이 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