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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도취에 빠졌네

최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주한 미국대사관 외교문건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이 2005년 5월 당시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이명박 대통령은 뼛속까지 친미ㆍ친일이니 그의 시각에 대해선 의심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대체 이 대통령의 ‘친미ㆍ친일’의 정도가 얼마나 깊었으면 ‘뼛속까지’라고 표현했을까.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뒤이어 터져 나온 외교문건들에 따르면, 한미 FTA 협상 과정에서 어떤 한국 고위관리는 “미국을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다.(fighting like hell)고 말하기도 했으며, KBS의 한 기자는 미 대사관으로부터 ”대사관 연락선(Embassy contact) 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수 차레 걸쳐 한국의 정세를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자는..

이해와 오해의 간극(間隙)

하나의 현상을 가지고도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은 걸 보아도 저마다 자기 나름의 이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란 곧 오해의 발판이다. … 남이 나를, 또한 내가 남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그저 이해하고 싶을 뿐이지. 그래서 우리는 모두가 타인(他人). 오해란 이해의 이전 상태가 아닌가.… 온전한 이해는 그 어떤 관념에서가 아니라 지혜의 눈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 중에서 손님으로 오셨던 한 사찰의 보살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당신이 절에 다니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살아가는 일상의 이야기까지, 시간 가는지도 줄도 모르고 이야기했다. 자신이 사는 면으로 들어가는 막차 시간이 돼서야 일어서 가셨다. 그 후 두어 달이 지나서 불쑥 점포에 들어와서 손에 들었던 보자기를 풀면..

모순(矛盾)의 진리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 아무것도 갖지 않았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無所有)의 역리(逆理)니까 법정의 『무소유』 중에서 가난한 시대에 태어나서일까? 청소년기에 궁핍한 생활을 해서일까? 살아오면서 절약, 절제된 생활을 하며 살았고 이제는 그것이 몸을 벴다. 그러다 보니 쓰던 것을 버려야 하는데도 버리기가 쉽지 않다. 언제가 쓸모가 있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이 버려도 될 것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리라. 일 년에 단 한 번도 입지 않는 옷가지들, 간단한 생활 가구들 등등, 법정 스님은 자신을 속세 속으로 이끌게 하였던 글 “무소유”라는 글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