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10

한 보살의 법명에 떠오른 글귀

법(法)은 일체 만물이니 나타난 것은 총칭이요. 공(空)은 공적(空寂)이니 나타난 것의 바탕이다. 있음에 집착함이 법전(法纏)이요. 없음에 붙잡힘이 공전(空纏)이다. 제법(諸法)이 눈앞에 있다 하나 알고 보면 일체는 본디 다 공이요. 일체는 개공(皆空)이라 해도 그 일체가 곧 그대로 우주의 실상이기 때문이다. 조지훈의 『채근담』중에서 손님으로 오신 한 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분 말씀에 맞추어 대답했더니 불교에 관해서 대화를 할 수 있어 좋다고 하시며 불교를 믿느냐고 물으시기에 종교는 갖고 있지 않지만, 불교의 사상은 좋아 불교에 관한 책을 조금 보았을 뿐이라 했다. 자신은 시간을 내어 담양에 소재한 사찰에 불경 공부와 기도하러 간다고 하신다. 사찰에 가면 모든 일에 팔을 걷어붙이고 열심히 하..

마음을 비취어보는 거울이 있다면

성경에서 자비를 표현하는 세 단어가 있다. 첫째, 구약에서는 어머니의 마음을 뜻하는 ‘라하밈’이라는 히브리어가 사용된다. ‘어머니의 자궁’을 뜻하는 ‘레헴’에서 기원을 둔 이 단어는 자식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며 성장하도록 돕는 어머니의 마음을 의미한다. 자궁은 새 생명을 잉태하여 열 달을 담아 키우는 창조의 세계인 것이다. 그래서 자궁은 우주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렇게 출생한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은 시작도 끝도 없는 무궁무진한 사랑인 것이다. 그래서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이 있는 것이리라. 그리고 어머니라는 말은 내 낳은 자식만의 어머니는 아니다. 어미가 없는 남의 자식의 어머니가 되어 젖을 물리며 키워왔던 유모(乳母)라는 이름의 어머니인 것이다. 둘째, ‘헤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