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 알게 되었네. 우리말 사랑-4 서 정 홍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들 죽으면 사망했다고 하고 넉넉하고 잘 배운 사람들 죽으면 타계했다 별세했다 유명을 달리했다 하고 높은 사람 죽으면 서거했다 붕어했다 승하했다한다 죽었으면 죽은 거지 죽었다는 말도 이렇게 달리 쓴다, 우리는 나이어린 사람이면 죽었다 나이든 .. 텃밭 속의 작은 정원 2008.12.17
두 딸에게 전한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 순 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 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 텃밭 속의 작은 정원 2008.12.13
인생엔 덤이 없다 단추를 채우면서 천 양 희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단추를 채우는 일이 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잘못 채운 첫 단추, 첫 연애, 첫 결혼, 첫 실패 누구에겐가 잘못하고 절하는 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깨운다. 그래, 그래 산다는 건 옷에 .. 텃밭 속의 작은 정원 2008.12.09
봄을 기다리는 시인 어제 다른 곳은 무척이나 눈이 많이 내려서 사고도 여러 건 있었나보다. 이곳에는 아침에 흩날리듯 눈발이 한 5분 정도 날리더니 그것으로 끝이었다 오후가 되면서 구름은 걷히고 날씨는 맑아져 태양의 활기찬 빛이 온종일 사무실에 머물렀다. 기온은 많이 내려가 영하의 온도 같았으나 그렇게 추운 .. 텃밭 속의 작은 정원 2008.12.06
사랑하는 것이 행복이라 하네. 행 복 유 치 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시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 텃밭 속의 작은 정원 2008.11.25
슬픈 기도 슬픈 기도 나 멋있지 나 좀 봐줄래. 샛노란 나의 옷이 저 쪽빛 가을 하늘과 너무너무 잘 어울리지 않니 그 멋진 자태 의기양양 뽐내더니 샛노란 옷은 어디다 벗어버리고 청승맞게 알몸으로 서서 앙상한 가지 하늘향하여 무슨 기도 저리 설게 하는지 가지가지마다 슬픔의 눈물 뚝뚝 떨구며 서있네 ( 포도.. 텃밭 속의 작은 정원 2008.11.24
눈에 띤 시 한편 어제 구입한 시집 「국어시간에 시 읽기 1」을 펴들고 어떠한 시들이 실려 있나 살펴보다 나의 눈으로 살포시 다가오는 시가 있었다. 천 상병시인의 “귀천(歸天) 이였다. 하얀 마음으로 이 땅에 와 사시다 하늘나라로 다시 돌아가신 시인 천상병 얼마 전 교육학과 회장님과 젊은 학우 한분과 가는 가.. 텃밭 속의 작은 정원 2008.11.14
퇴근길 퇴근길을 바꾸어 산속 새로 뚫린 길을 택했다. 불도저가 산허리 끊고 도려내어 산속에 널찍한 길을 뻥 뚫어놓았다. 아직 길은 울퉁불퉁 차는 뒤뚱뒤뚱 흔들려도 산속 길가자니 반짝반짝 별님들, 방실방실 달님 친구 되어 길안내 해주신다. 어두운 길 한참을 가다 길모퉁이에서 비상 깜박이 커놓고 차문.. 텃밭 속의 작은 정원 2008.11.06
고개 들어 별 한번 보세요. 하늘의 별 당신은 그 별을 본지가 언제인가? 물어본다면 무어라고 대답하시겠습니까? 어제 점심 후 차집에서 우연히 만난 분들과 밤하늘의 별, 그리고 달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며 잠시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하다보니 정말 그 동안 별을 잊고 살았데요. 내 어렸을 때 별 하나 나하나 별 둘 나둘 .. 텃밭 속의 작은 정원 2008.11.05
작은 바람 가지고 기도 한다 기도 1 나 태 주 내가 외로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추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추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가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더욱이나 내가 비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비천한 사람을 .. 텃밭 속의 작은 정원 2008.11.01